"이재용 사장 위상 높아졌다"는 잘못된 해석

지난 2일 서울 호텔신라에서 열린 삼성의 신년하례식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한 차에 타고 참석한 것을 두고, 언론들이 다양한 해석이 쏟아내고 있다.
이를 두고 모 언론을 시작으로 "삼성그룹에서 이재용 사장의 위상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해석이 줄을 이었다. 또 지난해 승진 대상자에서 빠졌지만, 경영승계 작업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달았다.
이는 이 사장이 부친인 이 회장의 차를 함께 타고 온 것이 이례적이라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차량에 동승한 것이 이례적일까. 통상 이 회장의 옆자리는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의 몫이다.
호암상 시상식이나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 등 부부가 함께 참석하는 행사에는 홍 관장이 이 회장과 동승한다. 다만 출근길이나 시무식 등 회사 업무적 성격이 강한 때는 이 회장의 옆자리에는 이재용 사장이나 이부진 사장 등 자녀들이 함께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해 6월 9일 이 회장의 출근길에는 이재용 사장이 이 회장의 롤스로이스를 함께 타고 출근한 적이 있다. 또 지난해 1월 3일 시무식 때는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이재용 사장이 동승했었다. 이외에도 이 사장이 부친인 이 회장의 차량에 동승하는 사례는 많다.
또 홍 관장이 같이 온 행사더라도 홍관장이 딸들과 한 차를 타고, 이 회장과 이재용 사장이 함께 타고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지난 2일 동승이 '이례적'이라고 할 이유가 없는 대목이다.
또 지난해 8월 4일 이 회장은 출근길에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겸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과 차로 함께 출근한 적도 있다. 이때는 이부진 사장의 위상 어땠느니 하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누가 부친의 차를 타느냐에 따라 '위상'이 오르락내리락 한다는 주장은 이재용 사장이 최근에 한 말처럼 "삼성이 동네 구멍가게도 아닌데..."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이재용 사장의 위상이 'UP' 됐다는 해석은 또 적절한 것일까. 삼성 내에서 이재용 사장의 위상은 변함이 없다. 그 무게감도 같다. 오랜 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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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잘못된 해석들은 삼성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삼성은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대부분이다.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당시에도 미국 정보기관이나 한국 정보기관도 몰랐던 사실을 삼성이 미리 알았다는 오보가 춤을 췄다.
또 이건희 회장 정례 출근 직후 미리 예정됐던 사장단과의 회동도 '금융 사장단 긴급소집', '부품 사장단 긴급회동' 등으로 변질돼 기사화되기도 했다. 삼성에 대한 지나친 관심으로 인해 삼성이 하면 뭔가 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거나 의미를 담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팩트'를 왜곡하는 측면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