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수입차 판매업 철수…코오롱·효성은 안 접는다

두산, 수입차 판매업 철수…코오롱·효성은 안 접는다

강기택, 이상배 기자
2012.02.21 10:21

“판매 저조 두산과 달라”..두산, 혼다 판매부진으로 예견된 수순

두산(942,000원 ▼31,000 -3.19%)그룹이 수입차 판매업(딜러 사업)을 접기로 함에 따라 효성, 코오롱 등 수입차를 팔고 있는 다른 대기업들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판매부진으로 고전을 해 왔던 혼다 브랜드를 수입해 팔던 두산그룹과 달리 BMW, 벤츠 등의 판매가 늘고 있는 효성과 코오롱의 철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두산, 수입차 철수한 속사정은?

두산그룹이 지난 20일 계열사인 DFMS(옛 두산모터스)가 벌여온 혼다자동차와 재규어·랜드로버 판매 사업을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룹 안팎에서는 일단 재벌 자녀들의 빵집, 커피숍, 수입차 등 기업가 정신 없는 쉬운 돈벌이에 대한 비판여론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두산의 수입차 사업 철수는 이 같은 사업 외적인 이유 이전에 사업적인 이유로 인해 업계에서 벌써부터 예견해 왔던 일이다.

2008년까지만 해도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했던 혼다 차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이 차를 수입했던 두산모터스 역시 수익성이 악화일로였다.

즉 2008년 1만2356대였던 혼다차의 국내 판매량은 2009년 4905대, 2010년 5812대, 2011년 2587대로 추락했다.

수입원인 혼다코리아의 2008-2009 회계연도(3월결산) 매출은 3060억원, 당기순익은 145억원이었으나 다음해에 10억원의 적자로 돌아섰고 2010년에 매출 1993억원 적자 76억원을 기록했다.

두산모터스는 2008년에 매출액 805억원에 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2009년에는 매출액이 절반 이하로 급감해 361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7억5300만원에 그쳤다.

2010년 감사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았고 2011년은 아직 결산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혼다코리아의 판매 사례를 고려할 때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두산가의 빌딩관리회사인 동현엔지니어링과 합병해 DFMS로 사명을 바꾸기 전까지 두산모터스의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가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이었다는 사실이다.

DFMS의 실적 악화는 두산가 4세 가운데 가장 유력한 경영권 승계 후보자인 박 회장의 경력관리에 오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DFMS의 지분은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과 그 자녀 등 오너 일가들이 100% 보유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성과가 나지도 않고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는 사업을 있는 계속해서 그룹 후계자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 코오롱 등 흑자사업 안 접는다

반면 두산그룹과 달리 코오롱글로텍, 더클래스효성을 통해 각각 BMW와 벤츠 브랜드를 수입하고 있는코오롱(63,600원 ▼2,900 -4.36%)그룹과효성(161,900원 ▲11,900 +7.93%)그룹은 입장이 다소 다르다.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 판매량 10만5037대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10만대 벽을 돌파했고 특히 BMW, 벤츠 등 독일차들이 이 같은 수입차 시장 확대를 이끌어 왔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전년대비 38.7%나 늘어난 2만3293대를 판매했다. 특히 미니 브랜드는 전년대비 92.9% 증가한 4282대를 팔아 토요타의 렉서스 브랜드를 앞질렀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역시 1년전보다 21.2% 증가한 1만9534대를 판매했다.

BMW와 미니를 팔고 있는 코오롱글로텍의 경우 2008년 매출이 6053억원, 당기순익 101억원에서 지난해 8940억원 382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이 회사는 자동차시트 원단, 화이버 등 생활소재 등을 팔고 있지만 전체 매출의 51%를 수입차 판매에서 올리고 있을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4500억원의 매출에다 올해도 수입차 시장 확대에 따라 BMW와 미니 브랜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사업을 접는 것은 쉽지 않다.

코오롱 관계자는 “경영방침이 바뀐 것이 없다”며 “근래에 시장에 진입한 게 아니라 오래전부터 해 왔고 매장도 많아 직원들 고용 문제도 있는 만큼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코오롱글로텍은 코오롱인더스트리(지분율 75.2%)가 최대주주로 있으며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4.2%)이 2대주주에 올라있다.

더클래스효성의 경우 2008년 매출이 1341억원, 당기순익 9억원에 불과했으나 2010년에는 매출 3000억원, 당기순익 57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효성그룹 역시 두산처럼 간단히 철수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어 더욱 진력한다는 입장이다.

효성 관계자는 "자동차 수입은 처음부터 비즈니스 관점에서 시작했고 자동차 소재, 캐피탈 등의 계열사가 있는 만큼 시너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별도의 소비재 계열사가 없으므로 수입차 사업을 통해서라도 소비자 트렌드를 읽어야 하며 이런 관점에서 사업을 열심히 해 왔고, 앞으로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클래스효성의 지분은 효성이 58.0%, 디베스트파트너스가 31.5%를 갖고 있다. 이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세 아들 조현준 효성 사장, 조현문 효성 부사장, 조현상 효성 부사장이 각각 3.5%씩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더클래스효성의 실적도 양호하고 2009년 토요타가 국내 진출할 때 설립했던 효성토요타도 사업성이 있어 계속 하겠다는 게 효성그룹의 입장이다. 효성토요타는 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20%씩을 나눠 갖고 있다.

GS,LS네트웍스도 수입차 사업 지속

GS그룹의 경우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방계 친척인 허인영씨가 최대주주(지분율 18.7%)로 있는 센트럴모터스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 지역에서 렉서스 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

허 회장이 지분 11.9%로 2대주주, 친척 허준홍씨가 10.1%로 3대주주로 있다.

GS그룹 관계자는 "센트럴모터스는 작은 규모의 방계 회사일 뿐"이라며 "분당에 매장 1개를 두고 딜러 몇명만 고용해 사업을 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토요타 용산딜러'라는 딜러명을 사용하면서 토요타 브랜드를 팔고 있는 LS네트웍스도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S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의 경우 적자가 커지면서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우리는 현재 철수할 계획은 없고 계속 사업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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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기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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