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사골곰국 1000원?" 어떻게 이값에…

"한우사골곰국 1000원?" 어떻게 이값에…

이경숙, 이선영 이로운닷넷 에디터 기자
2013.03.09 05:55

[이 사람의 이로운 상품]<13>'참식' 전파하는 사회적기업 이로운넷의 박강태 공동대표

↑박강태 이로운넷 공동대표 겸 화평동 대표 ⓒ구혜정 기자
↑박강태 이로운넷 공동대표 겸 화평동 대표 ⓒ구혜정 기자

도시에서 바쁜 사람, 돈 없는 사람이 몸에 좋은 음식을 먹기란 참 어렵다. 서울 시내에선 6000원짜리 설렁탕이 사라져 간다. 돈 없고 바쁠 때 위장을 위로하던 1000원짜리 편의점 김밥조차 사라져 간다.

그런데 영양 많은 곰국을 단돈 1000원에 파는 기업이 있다. 그것도 한우뼈로만 고아낸 진국이다. 화학조미료·발색제·보존료·착향제는 전혀 쓰지 않았다. 서울형 사회적기업 ㈜이로운넷의 작품이다.

↑이로운아침 한우사골곰국은 손가락 두개 크기 정도의 엑기스 한 개(사진 위)로 한 그릇 분량의 곰국을 끓여내게 만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이로운넷
↑이로운아침 한우사골곰국은 손가락 두개 크기 정도의 엑기스 한 개(사진 위)로 한 그릇 분량의 곰국을 끓여내게 만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이로운넷

이 상품을 개발한 박강태 이로운넷 공동대표(47·사진)는 "몸에 좋은 음식을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만든 곰국은 고압중탕기법으로 한우뼈의 영양과 맛을 쏙 뽑아냈다.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분량의 엑기스를 물에 풀어넣고 끓이기만 하면 옛맛을 느낄 수 있다.

"저희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식재료를 납품하다가 문득 이걸 가정용으로 만들자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런데 이왕이면 만드는 사람, 사는 사람 모두에게 이로운 상품으로 만들고 싶었죠. 20여 년 동안 식품유통 사업을 하면서 사회공헌에 대한 미련이 있었거든요."

그는 식품전문기업 ㈜화평동의 대표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국수나무·화평동왕냉면·미야오 등 음식점 프랜차이즈로 알려진 해피브릿지의 외식 메뉴를 가정식으로 먹을 수 있게 상품화해 판매하는 식품 전문기업이다. 해피브릿지는 최근 직원협동조합으로 전환해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화평동이 아니라 사회적기업인 이로운넷에 줬다. 사회적기업에 투자하고 경영까지 무료로 맡았다. 영리기업보다는 사회적기업 브랜드가 자신의 상품에 더 어울린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앞으로 '이로운' 브랜드로 개발할 상품들은 모두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롭게 하는 철학을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3월말엔 제주의 친환경기업 주식회사 자담과 손잡고 아이들한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무첨가 주스를 내놓는다. 상반기 중엔 사회적기업 바리의꿈과 함께 간편한 콩 식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식품 유통 전문가로서 그의 꿈은 '참식'의 전파다. 그가 말하는 '참식'이란, 참다운 음식 즉 진정한 음식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오래 전 우리 조상들이 지켰던 '음식계율'입니다. ‘먹는 것’은 단지 개인의 생명유지나 선호를 넘어서는 일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우리의 사회와 환경이 달라집니다. 패스트푸드점이 늘면 소 대량 사육으로 환경 문제가 생기고, 인구가 늘어 곡물가격이 오르면 사회 불안이 생깁니다."

그는 인류 3대 종교 역시 먹는 문제를 중요하게 다룬 것이 그러한 이유라고 했다. '오늘도 일용한 양식을 주옵시고'라고 하는 기독교의 기도문, 자신이 받은 음식을 남김없이 먹는 불교의 '발우공양',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아닌 음식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이슬람교의 '할랄'이 그러한 예다. 3대 종교는 공동체가 제한된 자원을 잘 나누게 하고, 주어진 환경을 잘 보존하도록 하는 계율을 가르쳐왔다.

"궁극적으로는 인류가 참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른 인간, 생명체와 공생하는 길을 찾을 겁니다. 광우병 파동 땐 우리 소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늘고, 구제역 파동 땐 육식 절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죠. 그런 문제의식이 퍼지면 시장도 달라질 것입니다."

그의 꿈은 또 하나 있다. 기업가로서 '나눔이 있는 성장', '돈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인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이로운넷은 이러한 그의 꿈을 담은 사업체다.

머니투데이·희망제작소·해피브릿지·DNI컨설팅 등 사회적 투자자들이 공동으로 설립해 운영하는 이로운넷은 사회적기업을 위한 사회적기업이다. 일종의 사회공헌 공동체다. 윤리적 소비 캠페인을 하는 ‘이로운몰(www.erounmall.com)’, 사회적기업 및 비영리단체들의 콘텐츠를 홍보하는 ‘이로운닷넷(www.eroun.net)’을 운영하면서 사회적 경제계의 상품과 이슈를 알린다.

"회사 이름처럼 '이로운 기업들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은 아직 작은 기업이지만, 우리의 기업 네트워크가 넓고 탄탄해져 다른 이로운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마중물을 부어줄 만한 역량이 생기는 날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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