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디자인·실내공간 180도 바꿔…정숙성도 돋보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수요 부진에 시달리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세그먼트(차급)이다. 올해 1~4월 국내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SUV가 차지한 비중은 29%. 역대 최고 점유율이다. 레저인구 증가에 가구당 차 1대만을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트렌드가 겹친 결과. 한국토요타가 최근 신형 라브4를 출시한 것도 이 같은 SUV 인기에 부응하기 위한 전략에서다. 라브4는 'SUV 바람'을 제대로 탈 수 있을까?
라브4는 4세대 모델로 지난 2006년 3세대 라브4가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지 7년만에 나온 풀 체인지 차량이다. 장기간 숙성을 거쳐 새롭게 출시된 모델인만큼 기존 3세대 모델과 디자인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인다.
전후면 휀더가 우람하게 부풀어 올랐으며 후면 디자인의 인상을 좌우하는 리어램프는 날렵하게 각이 살아있다. 3세대 모델의 후면에 적용된 스페어타이어도 트렁크 안으로 감춰 후면부 디자인이 더욱 간결해졌다. 전장과 전고, 전폭은 각기 4570mm, 1845mm, 1705mm로 3세대 모델보다 50mm, 10mm, 40mm씩 줄어들었다. 전반적으로 4세대 라브4는 기존 모델에 비해 '도심형' 디자인으로 한 클릭 이동한 인상이다.
보다 컴팩트한 차체로 새로 태어났지만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축거)는 2660mm로 기존 모델과 같다. 직접 승차해 보면 체감상 실내 공간은 오히려 기존 모델보다 넓어진 느낌이다. 뒷좌석에 성인 3명이 탑승해도 공간이 넉넉하다. 4세대 라브4의 뒷좌석 무릎공간은 166mm로 기존 모델보다 4mm 늘어났다. 트렁크 공간도 기존 모델보다 넓어진 느낌. 이 정도면 4인 가족이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데 사용해도 충분한 실내 구성이다.
운전석에 올라 시동버튼을 눌렀다. 시동이 걸린지 모를 만큼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은 제한적이다. 13일 시승한 차량은 2.5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4륜구동 모델. 국내 수입 SUV 가운데 몇 안되는 가솔린 모델이다. 디젤 SUV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정숙성이 뛰어나다.
시승코스는 도요타 서초전시장에서 충남 태안반도를 돌아오는 약 400km 구간. 고속화도로에 접어들어 가속페달을 꾹 밟자 차체가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간다. 시속 100km~200km 까지 가속은 민첩하기 보다는 완만한 셋팅이다.
이 차에 탑재된 2.5리터 엔진은 최고출력 179마력, 최대토크 23.8kg·m의 힘을 발휘한다. 출력의 절대 수치는 높지 않지만 기존 4단 변속기의 단수를 6단으로 올려 동력 전달이 3세대 모델과 비교해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됐다. 에코와 스포츠 두 종류로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기능도 추가됐다.
카츠히코 마츠모토 도요타 엔지니어는 "플랫폼을 유지하면서 서스펜션과 EPS(속도감응식 조향장치)를 적절히 조합해 운동성능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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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을 마친 뒤 트립컴퓨터에 찍힌 연비는 9.3km/ℓ. 제원상 연비인 10.2㎞/ℓ과 비교하면 실연비도 나쁘지 않았다.
라브4의 가격은 2륜 모델이 3240만원, 4륜 모델이 3790만원이다. 경쟁모델인 혼다 CR-V(3250~3690 만원)과 폭스바겐 티구안(3810~4810)과 겹치는 가격대다. 이 차의 최대 강점은 뛰어난 정숙성과 스타일. 아웃도어와 일상생활 모두를 소화할 수 있는 SUV를 찾는 고객에게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