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퓨전 대체할 포드 몬데오 디젤

포드코리아가 최근 출시한 올 뉴 몬데오는 포드 퓨전의 유럽형 모델이다. 퓨전은 지난해 미국에서 30만6860대가 팔리며 판매량 10위를 차지한 베스트셀러다. 한국에서도 1.6리터, 2.0리터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 출시됐지만 '디젤 광풍'이 휘몰아친 수입차 시장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꺼내 든 카드가 스페인 발렌시아의 포드유럽 공장에서 생산하는 몬데오다. 더이상 퓨전은 수입되지 않는다. 몬데오는 디젤 천국 유럽에서 생산된 차답게 2.0리터 디젤엔진(TDCi) 엔진을 장착했다. 올해 도입할 예정인 ‘뉴 쿠가’, ‘뉴 포커스’와 함께 포드 디젤 세단의 시대를 열어갈 첫 차다.
몬데오는 1993년 유럽에서 출시된 이래 20여년간 450만대 이상 판매됐다. 이번에 한국에서 출시한 올 뉴 몬데오는 4세대 모델로, 지난해 말 유럽에서 먼저 출시됐다. 유럽에서는 올해 1월까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증가한 8000대 가량 판매됐다.
지난 14일 경기 파주 일대에서 올 뉴 몬데오를 시승했다. 외양은 퓨전과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굳이 두 차를 놓고 '틀린(다른) 그림 찾기'까지 할 필요는 없다.
정면은 6각형의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엔 고속주행을 할 때 그릴이 닫히는 '액티브 그릴 셔터' 기술이 숨어 있다. 공기 저항을 줄여 연비를 높인다고 한다.
그릴 양 옆으로 얇고 긴 역사다리꼴의 전조등도 범상치 않다. 퓨전과 가장 다른 부분이 이 전조등이다. 보통 전조등 한쪽이 50개의 부품으로 이뤄지는데, 올 뉴 몬데오의 전조등은 그 10배인 500개의 부품이 들어갔다. 일반 전구는 하나도 쓰지 않은 풀 LED(발광다이오드) 방식이다. 데이라이트(주간주행등)와 시그널램프(깜빡이)도 전조등 모듈 안에 두 줄로 들어가 있다. 특히 시그널램프는 점처럼 된 여러 개의 등으로 이뤄졌다. 깜빡이를 켜면 앞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점등된다.

내부 인테리어는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싸 보이지도 않는다. 시트는 검정 가죽이며, 스티어링휠(운전대)과 기어봉도 검정 가죽으로 감쌌다. A필러와 앞문 유리 사이의 공간을 유리로 처리한 게 독특하다. 손바닥만한 유리지만 사이드미러의 뒷부분까지 유리 너머로 보여 개방감을 갖게 한다.
뒷좌석에는 '팽창형 안전벨트'가 장착됐다. 사고가 나면 에어백처럼 안전벨트가 부풀어 오르면서 충격을 흡수해 준다. 차체는 용접을 하지 않고 강판제조 단계에서 강한 압력으로 형태에 맞게 가공을 하는 '하이드로 포밍' 방식으로 만들어져 더 안전하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올 뉴 몬데오는 공신력 있는 유로앤캡(Euro NCAP)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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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몬데오는 키에 원격 시동 기능이 있다. 밖에서 시동을 걸고 소음을 들어봤지만, 과거의 디젤차 특유의 격한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 운전석에 착석하자 미세한 떨림이 전해진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부드럽게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스펜션은 출렁거림 없이 딱딱했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서 속도를 올렸지만, 변속 충격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무단변속기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변속이 이뤄졌다는 것은 급히 올랐다가 내려오는 계기판 엔진 회전계 바늘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이 차에는 듀얼 클러치 파워시프트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습식 방식으로 내구성 면에서 건식보다 뛰어나다고 한다. 부드러운 변속이 아닌 '치고 나가는 듯한' 급한 변속을 원한다면 기본 장착된 패들시프트를 이용하면 된다.
차는 고속 상태에서 추가적인 속력을 낼 때 좀 더딘 느낌이지만 속력은 꾸준하게 높아졌다. 무엇보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0.8kg.m라는 힘을 느끼기 충분했다. 고속에서 급하게 차선 바꾸기를 해도 차는 쉽게 자리를 잡았다.
시승이 진행되는 동안 봄비가 쏟아져 도로 사정은 좋지 않았다. 물웅덩이를 지날 때 올라오는 소음이나 풍절음이 크게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내부는 정숙했다.
직선과 곡선이 적당히 혼재된 시승 코스를 돌자 연비는 리터당 14.1km를 찍었다. 공인 복합연비는 15.9km(도심 14.4, 고속 18.2)보다는 다소 낮았다. 같은 코스를 돈 다른 시승 참가자는 18km 넘는 연비가 나왔다고 하니, 역시 연비는 운전 습관에 좌우되는 게 분명하다. 차값은 3390만원, 4330만원 두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