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색 드러낸 엘리엇 "삼성전자 주식 현물배당 하라"

본색 드러낸 엘리엇 "삼성전자 주식 현물배당 하라"

김지산 기자
2015.06.05 19:06

'계열사 보유주식 배당' 정관변경 요구

삼성물산지분 7.12%를 확보해 경영참여를 선언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어쏘시어츠.L.P가 삼성물산에 현물로 배당을 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라고 요구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나눠달라는 요구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흔들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엘리엇이 현물배당을 할 수 있도록 회사정관을 개정할 것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보내왔다"고 5일 밝혔다. 삼성물산 정관상 배당은 현금으로 하도록 돼 있다.

상법상 주주제안 내용이 위법하거나 실현할 수 없는 게 아니면 주총 안건에 상정하도록 돼 있다. 삼성물산은 오는 7월17일로 예정된 제일모직과 합병 임시주총에 이 안건을 올려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법적 검토에 들어갔다.

삼성물산에 대한 계열사 주식 배당 요구는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흔들기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삼성전자(188,200원 ▼3,400 -1.77%)(4.1%)를 비롯해제일기획(20,200원 ▼200 -0.98%)(12.6%), 삼성SDS(17.1%),제일모직(283,500원 ▼9,500 -3.24%)(1.4%) 등 14조원 어치에 이른다.

이 중에서도 삼성전자 지배구조 취약성을 엘리엇이 노렸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주주 현황을 보면삼성생명(210,000원 ▼4,000 -1.87%)(7.2%)과 이건희 회장(3.4%),삼성화재(496,500원 ▲5,000 +1.02%)(1.3%)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17.7%에 불과하다.

문제는 금융산업분리법 등 관련법이 바뀌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지분을 처분해야 하거나 지분이 있어도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지분이 현물배당 대상으로 분류되면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대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엘리엇이 이런 사정을 간파하고 인위적 주가 띄우기에 나섰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엘리엇 요구를 받아들여 주총 안건으로 올린 뒤 표 대결을 벌여도 안건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정관변경은 일반 안건과 달리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특별결의 사항이다. 삼성물산 주주 분포를 보면삼성SDI(410,500원 ▲18,000 +4.59%)(7.2%), 삼성화재(4.7%), 이건희 회장(1.4%) 등 특수관계인이 13.7%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국민연금(13.2%)도 잠재적 우호지분으로 분류할 수 있다.

관건은 엘리엇을 포함, 3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들이다. 삼성그룹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표심을 얻지 못하면 어려운 싸움이 될 수 있는 구조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정관변경 요구가 지배구조의 빈틈을 파고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주총 안건으로 상정할지 여부를 포함해 다양한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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