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배터리 삼국혈전…앞서가는 中·日, 韓 '뒤집기'

[MT리포트]배터리 삼국혈전…앞서가는 中·日, 韓 '뒤집기'

우경희 기자, 이건희 기자
2019.01.27 18:00

[배터리삼국지]①배터리, 매년 40% 성장하는 유일한 산업… R&D투자·정부지원 늦으면 역전 불가능

[편집자주]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놓고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제조업 가운데 매년 40% 이상 성장하는 산업은 배터리가 유일하다. 과연 배터리는 반도체를 잇는 새로운 '산업의 쌀'이 될 수 있을지, 한국이 기술 최강국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 글로벌 배터리 기술은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본다.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놓고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의 경쟁이 불꽃 튀긴다. 현 시점에서 일본과 중국이 한 발 앞서 있지만 한국의 역전을 점치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한국 배터리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와 정부의 효율적인 공조로 배터리를 제2의 반도체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계 배터리시장은 그동안 전기차 선두업체 테슬라를 독점한 파나소닉에 힘입어 일본이 앞서는 가운데 중국이 내수물량으로 CATL, BYD를 키우는 양강 체제였다. 하지만 지각변동의 조짐이 보인다. 독일 폭스바겐이 2025년까지 전기차 50종을 연간 300만대 생산키로 했다. 폭스바겐이 선택한 배터리 메이커가LG화학(300,000원 ▼26,500 -8.12%)삼성SDI(389,000원 ▼21,500 -5.24%),SK이노베이션(118,200원 ▼6,700 -5.36%)이다. BMW, GM 등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국내 3사의 배터리 신규 수주물량은 110조원에 이르렀다. 수주 단계이긴 하지만 같은 해 반도체 수출액 1267억달러(141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석유화학(501억달러), 자동차(409억달러) 수출은 넘어섰다. 배터리 산업을 반도체에 빗대는 이유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차전지가 메모리반도체를 넘어설 신산업"이라고 강조했다.

◇中 탄탄한 내수시장·정부 전폭적 지원…日 기술력 강점 =경쟁국의 장단점은 명확하다. 중국은 탄탄한 내수시장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강점이다. 성장 잠재력이 크다. 하지만 배터리 기술 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테슬라에 배터리를 장기 공급해오면서 쌓은 기술력과 시장지배력이 강점이지만 적극적 투자 면에서 한국에 못 미친다.

한국은 기술력과 잠재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부 지원 등 사업환경과 시장 지배력에서 열세다. 특히 설비 투자를 병행하며 수주를 진행해야 한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산업에 소극적이어서 대형 내수 수요처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17일 발표한 전기차 배터리 산업 보고서에서 "한국의 배터리 산업 경쟁력이 기술력에선 일본에, 성장 잠재력에선 중국에 뒤쳐진다"며 "한국이 중국, 일본 사이에서 넛크래커(호두를 양쪽으로 눌러 까는 기구)에 낀 호두 신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재료·인프라 3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밝힌 세계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도 국내 업체들의 어려움이 엿보인다. LG화학은 4위, 삼성SDI는 6위에 랭크됐다. 상위 8개 업체들이 100% 이상 성장률을 보인 가운데 LG화학과 삼성SDI만 각각 38.6%, 21.4%의 성장률을 보였다.

◇매년 40% 성장하는 유일한 산업…기업 적극적 R&D·정부 전폭지원 필요해=경쟁이 치열하지만 전기차용 배터리가 새로운 시대의 총아로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 매년 40% 이상 성장하는 산업은 배터리가 유일무이하다. 각국의 규제 흐름도 전기차에 우호적이다. 특히 배터리시장은 과점화될 수밖에 없다. 기술과 규모의 진입장벽이 높아서다. 신규 진입시 조단위 투자는 물론 7~10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이를 감안하면 2020년 이후 한국 배터리산업의 미래는 밝다는 게 국내 3사의 판단이다. 중국 정부가 2020년 보조금을 폐지한다는 것도 긍정적 신호다. 핵심은 일본을 극복할만한 기업의 적극적인 R&D(연구개발) 투자와 중국 정부만큼은 아니어도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잘 아는 경쟁국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파나소닉이 최근 테슬라와의 독점계약 고리를 끊고 세계 1위 자동차업체 도요타와 전지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수요 다변화를 통해 한국 기업 성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도요타의 전기차 생산 확대도 가시적이다. 기술력에 내수시장을 더하는 형국이다.

중국도 탄탄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유럽과 미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ATL , BYD 외에 신규 배터리제조사들의 국제무대 데뷔도 적극적이다. 중국은 테슬라 공장을 베이징에 유치하면서 리선(力神)과 계약을 종용하고 있다. 역시 중국 업체인 패러시스는 최근 다임러의 대규모 물량을 수주했다.

동아시아 3국의 배터리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근본적 질문이 부상한다. 배터리는 과연 새로운 시대 '산업의 쌀'이 될 수 있을까. 적어도 분명한 건 선진국들이 속속 배터리 생산에 사활을 걸고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양은연 한국경제연구원 국가비전연구실 연구원은 "차세대 배터리기술 개발이 시급한 만큼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고 정부는 세제지원 등 인프라 확충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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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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