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포세대]사회초년생 月 채무상환에만 60만원…3포는 기본 '이젠 그냥 다 포기'

"차 살 돈이 없다." 30대에게 차를 안 사는 이유를 물으면 가장 먼저 나오는 대답이다. 취업준비생부터 대기업 회사원까지 모두 같은 이유다. 한국 경제의 주축이 돼야 할 30대의 허리가 이미 휘었다.
김상원씨(33)는 차량을 구매하려다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할부를 끼고 2500만원짜리 차를 구매하려고 보니 한 달에 유지비가 70만원이나 들었다.
월 평균 지불해야할 돈이 △할부금 30만원(선수금 1500만원, 36개월 할부) △보험금 6만원(연 72만원) △주유비 10만원 △주차비 20만원 △세금 4만원(자동차세 연 50만원) 등이었다. 신용카드 할부금에 매달 꼬박꼬박 내야 하는 월세 부담까지 고려하면 차를 구매할 엄두가 안난다.

◇사회초년생 月 빚 갚는 데만 60만원…지갑 얼었다=30대의 경제력은 취약하다. 신한은행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030 사회초년생(입사 3년 이내 직장인)’의 44%는 빚(부채)이 있고, 금액은 3391만원에 이른다. 전년보다 432만원 늘었다.
사회초년생은 월 58만원을 빚을 갚는 데 사용하며 상환 기간은 4.9년이 걸렸다. 이미 빚이 있는 상황에서 차량 구매에 쓸 돈은 없다. 300만원 이하의 소액대출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사회초년생이 61.2%나 됐고, 소액대출을 이용한 주된 이유는 생활비 부족(44.8%)이다.
30대 전체로 확장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0대 가구주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5.3%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30대 가구주만 유일하게 100% 넘었다. 저축보다 빚이 많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러니 지갑도 꽁꽁 얼었다. 2005년~2010년 연평균 4.6%에 달했던 30대 이하 청장년층 소비지출 증가율은 2011년~2016년 0.9%에 그쳤다. 2000년대 후반에는 소비증가율을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으나 2010년 들어서면서 가장 낮아졌다.

◇‘연애· 결혼·출산’ 3포는 옛말…이제는 ‘그냥 다 포기’=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했다는 ‘3포세대’는 이제 옛말이다. 내 집 마련, 자동차 구매 등까지 포기한 다포(모두 포기) 세대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희망마저 포기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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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혼인율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2012년 1000명 당 63.4건에 달했던 30~34세 남성의 혼인율은 2018년 55.9건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가 32.1세에서 33.2세로, 여성이 29.4세에서 30.4세로 늘었다.
혼인율과 함께 출산율도 크게 떨어졌다. 2012년 30~34세 여성 기준 인구 1000명당 121.9명에 달했던 출산율은 지난해 91.4명으로 25%나 줄었다. 전체 주택소유자 중 30대의 비중은 2012년 16.1%에서 2017년 13.2%까지 떨어졌다.
윤영진씨(가명·35)는 "아이가 있으면 차가 막히던, 주차비가 얼마던, 자동차가 필요할텐데 아이는 커녕 결혼도 하지 않으니 차가 필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조사연구실장은 “차량 구매를 바라보는 젊은 층의 시선이 다양해졌다”며 “안정된 직장이 없어서 차를 구매하지 못하고, 필요할 때는 빌려쓰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