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멈춘 비행기들 세울 곳도 없다

코로나에 멈춘 비행기들 세울 곳도 없다

주명호 기자
2020.03.10 16:55

입국금지 여파에 항공기 80% 운항 못해…인천국제공항 주기장 '포화'

'코로나19' 여파로 운항이 중단된 항공기들이 급증하면서 주차 공간 부족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한국발 항공 입국금지·제한조치로 운항 항공기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대기 항공기를 세워둘 공간은 한정돼있어서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주기장(비행기 주차공간)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운항 대기중인 항공기들로 이미 포화상태다. 인천국제공항에 세워둘 수 있는 항공기 대수는 총 242대다. 이중 승객 탑승·정비 등을 위한 공간을 제외하고 실제로 대기 가능한 항공기 대수는 163대다.

김포국제공항 역시 89대 규모의 주기공간이 대부분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주기장이 꽉 차면서 항공기가 이동하는 통로인 유도로까지 항공기를 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항공사들은 사실상 항공기를 띄울 곳이 사라졌다. 전날(9일) 일본까지 한국발 항공편의 입국을 제한하면서 일부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국제선 자체가 아예 닫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운휴 항공기가 급격하게 늘면서 공항 주기장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대한항공(22,400원 ▼2,100 -8.57%)아시아나(6,670원 ▼380 -5.39%)항공을 비롯해 9개 항공사의 총 항공기 등록대수는 427대다. 가장 많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경우도 약 80%가 발이 묶인 상태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글에서 "100여대가 운항하지 못하고 주기된 상태"라고 밝히기도 했다.

LCC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 LCC 관계자는 "현 상태로는 2~3대만 운항해도 된다"며 "나머지는 모두 주기장에 대기시켜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국제공항 사정도 여의치 않다. 주기장이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항공기를 세워두기 위한 목적으로 보내긴 힘든 상황이다. 무안·양양국제공항 등은 소형 항공기용으로 주기장이 조성돼있어 일반 항공기 대기가 어렵다.

이와 관련해 항공업계에선 주기료 감면이나 면제 지원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국제공항 기준 하루 주기비용은 평균 약 45만원 수준이다. 20대만 세워둔다 해도 단순 계산으로 한 달에 약 2억7000만원이 빠져나간다.

정부도 일단 업계의 추가 요청사항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갔다. 한 한공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체가 생존위기에 빠진 만큼 즉각 효과를 볼 수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며 "한 달 간 전액 주기장 사용료 면제 등 확실한 조치가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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