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이 시작되며 멕시코 등 세계 주요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관세 전쟁이 격화할 경우 글로벌 무역 위축으로 우리 수출이 전반이 쪼그라드는 간접적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캐나다·중국이 즉각 대응에 나서며 세계적인 관세 전쟁 본격화 우려가 커졌다.
미국은 4일(현지시간) 예정대로 캐나다·멕시코에 25%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이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4일 0시 1분부터 1550억캐나다달러 규모 미국 상품에 25% 관세로 대응할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미국은 같은 날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지난달 조치를 포함해 총 20%의 추가 관세 적용을 시작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미국이 원산지인 농축산물과 수산물에 대해 10~1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달 미국이 10% 추가 관세를 물렸을 때 미국산 석탄·LNG(액화천연가스) 등에 최고 15%의 추가 관세를 적용한 바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는 우선 멕시코 등에 생산 거점을 둔 한국 기업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에서 TV, 케레타로 공장에서 냉장고·세탁기 등을 생산한다. LG전자는 멕시코 레이노사(TV), 몬테레이(가전), 라모스(전장)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는 세계 여러 국가의 생산 거점을 활용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응책을 검토 중이다.

업계는 우리 기업의 '간접적 타격'도 클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이 관세를 높여 현지 물가가 뛰고 이에 따라 소비가 위축되면 우리나라 대미 수출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나아가 글로벌 관세 전쟁이 심화·장기화하면 세계 교역이 위축돼 우리 수출 역시 타격을 받는다. 최근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하향 조정하며 주요 원인으로 미국의 관세 정책을 들었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중국·유럽연합(EU) 등 다른 국가가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등 글로벌 무역전쟁이 격화하면 올해 성장률이 1.4%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트럼프 노믹스 2.0과 한국 경제' 보고서에서 '2차 관세 전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미국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은 세계 평균 관세율 인상을 유발해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한국의 수출 감소, 경제 성장률 하락, 고용 감소 압력으로 이어지는 경로에서 영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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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관세 인상은 물가를 끌어올려 소비가 줄고 결국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런 메커니즘에 따라 세계 경제가 일부 침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 입장에서 볼 때 관세 인상으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는 바로 나타날 수 있다"며 "반면 관세 정책을 활용해 미국 내 공장을 유치한데 따른 긍정적 효과는 나중에 나타나기 때문에 지금의 미국 정부 정책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