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배터리 화재에 확산하는 'ESS 포비아'

국정자원 배터리 화재에 확산하는 'ESS 포비아'

김도균 기자
2025.09.28 15:25
28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 소실된 리튬이온배터리가 소화 수조에 담겨 있다./사진=뉴스1
28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 소실된 리튬이온배터리가 소화 수조에 담겨 있다./사진=뉴스1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ESS(에너지저장장치)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계속되는 ESS 화재에 따른 포비아(공포증)가 신재생에너지 부문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정부 등에 따르면 26일 국정자원 대전 본원 전산실 화재는 무정전·전원장치(UPS)용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했다. ESS의 일종인 UPS는 정전이 발생해도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장치로 리튬이온 배터리셀을 여러 개 모아놓은 형태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열폭주'(thermal runaway) 현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부 화학반응이 끝날 때까지 불길이 이어져 화재 발생시 진압이 어렵다. 이번 국정자원 화재를 진압하는 데 22시간이나 소요된 것도 이같은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ESS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월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 송동리 소재 동국제강 포항공장 내 ESS 센터 전기실에서 불이 일었다. 해당 설비에는 리튬이온 배터리 모듈 8392개가 장착돼 있었으며 화재는 열폭주 현상으로 인해 빠르게 확산됐다. 이보다 앞서 2022년에는 경기 성남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 먹통' 사태를 초래한 바 있다. 2017년 이후 집계된 ESS 화재사고만 50건 이상이다.

문제는 이같은 ESS가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떼놓을 수 없다는 점이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생산이 들쑥날쑥하다는 필연적 한계가 있다. ESS는 과잉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부족한 시점에 공급할 수 있어 친환경 발전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는 빛 반사(태양광), 저주파 소음(풍력) 등으로 인해 주민 수용성이 안 그래도 낮은데 그 '짝꿍' 격인 ESS마저 화재가 끊이지 않아 수용성이 더욱 낮아지게 생겼다"고 했다.

배터리 업계는 ESS의 경우 열폭주에 취약한 삼원계에서 LFP(리튬인산철)로 전환되는 추세라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에 비해 부피는 크지만 비용과 화재 위험성이 낮아 대규모 ESS 사업에 적합한 배터리로 꼽힌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3년 기준 LFP 배터리의 ESS 시장 점유율은 80% 수준으로 LFP 배터리 채택 비중이 삼원계 배터리를 이미 압도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셀 제조사 3사 모두 미국을 중심으로 ESS용 LFP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셀 전환뿐 아니라 배터리셀을 냉각액에 담가 열폭주를 원천 차단하는 '액침냉각' 기술도 발전 단계에 있어 향후 ESS 화재 우려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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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도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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