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 2025 애뉴얼 포럼' 개최...지원 받은 '프로티나', 지난 7월 코스닥 상장

"성과가 아닌 방향, 결과가 아닌 가능성"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이 국내 과학기술 현장의 인큐베이터로 자리 잡았다. 2013년부터 총 1조1419억원을 미래 기술에 지원했다. 단순한 연구비 후원을 넘어 창업과 기술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R&D(연구개발)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삼성은 7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미래기술육성사업 2025 애뉴얼 포럼'을 열고 사업 성과를 공유했다. 2013년 처음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총 880개의 연구 과제에 1조1419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연간 약 1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삼성은 포럼을 올해 처음 외부에 공개했다.
미래기술육성사업은 삼성의 '기술중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시작된 국내 최초의 민간주도 기초과학 연구지원 공익사업이다. 삼성은 총 1조5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사업을 운영 중이다.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연구 지원에 초점을 뒀고 연구자는 본인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창의적인 연구 과제를 신청해 줬다"며 "단순히 한 연구자의 업적을 넘어 우리 사회와 인류가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구문화 조성에 힘썼다는 설명이다.
삼성의 실험 장비와 재료비 지원으로 약 1200명의 교수와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1만4000여명에 달하는 이공계 대학원생(누적 기준)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응용과학뿐만 아니라 순수과학도 지원 중이다.
또 단순히 연구비 지원을 넘어 △과제 선정 △성과 극대화 △기술 사업화까지 지원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육성 패키지도 제공한다. 현재까지 65개 연구 과제가 창업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윤태영 서울대 교수가 창업한 '프로티나'다. 2014년부터 5년간 연구지원을 받아 신약 후보 물질을 빠르게 찾아내는 고속 항체 스크리닝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프로티나는 지난 7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프로티나는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 서울대 연구진과 협력해 AI(인공지능) 기반 항체 신약 개발 관련 국책과제의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뛰어난 성과를 창출한 대표 사례도 발표됐다. 전명원 경희대 교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관측 결과가 현대 천문학의 대표적 이론인 '표준 우주론'과 불일치하는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를 2024년부터 지원받아 수행 중이다. 초기 우주의 모습 재현을 연구하고 있다.
김재경 카이스트 교수는 인체의 24시간 주기 리듬인 '생체시계'를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분석하고 수면 질환의 원인을 찾는 연구를 제안해 2019년 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해당 기술은 'AI 수면코치'로 개발되어 '갤럭시 워치8'에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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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미래기술육성사업은 단순히 연구비를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다"며 "연구자가 새로운 일을 고민하고 그 길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성장시키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성과는 논문이나 기술이 아니라 연구자의 성장을 이끄는 준비 과정"이라고 밝혔다.
신경 마비 치료 분야도 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고 있다. 조용철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는 신경의 재생과 퇴행과정의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과제로 2018년 선정됐다. 김장우 서울대 교수는 데이터센터의 과부하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반도체 기술을 제안해 2015년 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2022년 김 교수가 창업한 '망고부스트'는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하며 세계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포럼에서는 국내 과학기술계의 전문가들이 총 64개의 각기 다른 주제로 발표를 했다. 또 삼성과 학계 전문가가 공동 선정한 '10대 유망기술'과 '기초과학 분야 AI 활용' 관련 14개의 특별 발표 세션도 진행됐다.
10대 유망기술로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스마트 열관리 솔루션 △대체 에너지 △AI 기반 배터리 △디지털 헬스케어 △AI 기반 바이오 치료제 △바이오 컴퓨팅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쳐 △휴머노이드 로봇 △포스트 휴먼–신체·인지 증강 솔루션 등이 선정됐다.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은 "연구자의 아이디어만 보는 파격적인 과제 선정 방식, 남들이 하지 않는 모험적인 연구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젊은 과학자들이 성장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