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괴롭다]설 물가 상승 절정.."1년전보다 40% 설 비용 늘었다"
"한단에 2000원 하던 쪽파가 1만2000원이 됐는데, 이게 말이 됩니까?"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주부 김영실(41) 씨는 설을 앞 둔 요즘처럼 돈의 가치가 떨어진 것을 실감한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10만원짜리 수표를 들고 마트에 가도 차례상 기본 재료조차 구입하기 힘들 정도라고 했다.
김 씨는 "지난해 설에는 10만원이면 탕국용 쇠고기와 산적용 돼지고기, 사과, 배, 동대포, 참조기, 유과 등 차례상 기본 재료들은 살 수 있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차례상 재료 구입에만 14만원을 넘게 썼다"고 말했다.
치솟는 설 물가가 장바구니를 짓누르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설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며 장바구니 물가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대형마트와 재래시장, 도매시장을 막론하고 체감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는 상황이다.

우선 설 차례상에 필수적인 재료부터 많이 오르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국내산 참조기(100g) 1마리는 1450원으로 지난해 설 대비 46% 올랐다. 돼지고기 앞다리 부위도 1근(600g)에 8280원으로 1년 전보다 40% 비싸졌다. 대파 한단과 계란 한판 가격도 각각 2480원, 5980원으로 1년 전 대비 20∼25% 올랐다.
재래시장도 물가가 턱없이 오르긴 마찬가지다. 이날 서울 영등포시장에선 한우 등심 1근(600g)이 3만6000원으로 1년 전 이맘때보다 15%를 더 받고 있다. 1kg짜리 닭도 1년 전엔 4000원이면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12% 비싼 4500원을 줘야 한다.
대형마트의 가격 경쟁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설 제수용품 기획전'도 지난해보다 가격이 오른 상품들이 부지기수다. 설 제수용품 기획전은 소비자들에게 '싸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저가 공세를 펴는데 올 기획전은 사정이 여의치 않다.
이마트의 제수용 배 1팩(3개) 가격은 지난해 7800원이었지만 올해는 9800원으로 25% 올랐다. 제주도 참조기도 지난해는 마리당 4200원을 받았지만 올해는 4980원으로 18.6% 인상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설 제수용품 기획전은 통상 전년 가격보다 비싸지 않게 조정하는데 올 설에는 일부 상품이 너무 비싸져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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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물가가 많이 올라 설 장바구니 비용이 지난해보다 30∼40%정도 늘었다"며 "설 물가는 이번 주말까지 절정으로 치닫을 것"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문적으로 차례 음식을 제공하는 업체들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따로 장을 봐서 차례상을 차리는 것보다 전문업체를 이용하는 쪽이 비용이 적게 들어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설대비 차례상 주문이 20∼30% 증가했다"며 "장바구니 물가가 너무 올라 예약이 늘었다"고 했다.
그러나 차례 음식 전문업체도 턱없이 오른 설 물가가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다른 차례상 업체 관계자는 "25만원짜리 차례상을 만드는데 순수 재료 구입비만 지난해보다 40% 더 들었다"며 "재료비가 많이 올라 이윤이 더 줄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