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알 권리와 GMO

[기자수첩]알 권리와 GMO

김소연 기자
2016.06.23 06:51

"아이가 퇴원한 후에도 '모르고' 계속 썼어요.", "건강을 생각한다고 사용한 제품이 살인무기인 줄도 '몰랐네요'."

옥시 사태 이후 쏟아져나온 피해자 증언 중 공통적인 대목은 '몰랐다'는 것이다. '모르고' 쓴 대가는 가혹했다. 인체에 무해하다고 철석같이 믿어왔던 화학제품의 유해성은 15년이 흘러서야 밝혀졌다.

하루에도 수많은 화학신소재와 신제품이 출시된다. 이 제품들은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단시간에 생활 깊숙이 자리잡는다. 그러나 새롭다는 의미는 잘 모른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역사가 오래지 않은 신소재들은 미지의 세계와도 같아 시간이 흐른 후에야 숨겨진 위험을 드러낸다. 석면이 함유된 슬레이트 지붕이 그랬고 수은을 비롯한 중금속이 그랬다.

우리 식탁에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어디서 어떻게 재배됐는지 모르는 농산물이 식탁에 오른다. 유전자변형식품(GMO) 얘기다. 국내에 유통되는 옥수수, 콩 등은 대부분 GMO농산물이고 수입산 소고기, 돼지고기는 GMO사료를 먹고 자란다. GMO농산물은 30개국에서 재배하고 70개국에서 소비하는데, 우리나라는 세계 2위 수입국이다. 벌써 GMO 탄생 20년이 됐지만 '생명체의 암호'인 유전자를 바꾼 GMO 안전성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GMO식품에 대한 정보공개에 인색하다. 정부는 GMO 수입량에 대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GMO표기제도 온전치 못하다. GMO를 원재료로 사용해 가공한 식품이더라도 최종 제품에서 GMO단백질이나 DNA가 발견되지 않으면 표시 의무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즉, 식용유, 간장 등은 GMO농산물로 만들었더라도 소비자가 알 길이 없다. 이에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 등 37명이 'GMO식품 완전표시제 도입' 등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전달하기도 했다.

GMO제품의 유해성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소비자들이 식탁에 오르는 식품에 대해 '모르고' 먹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GMO제품이 무해하다고 생각하고 먹든, 먹지 않든 그것은 소비자 선택문제다. 알 권리는 살 권리가 됐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소연 기자

증권부 김소연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