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국내 첫 종합쇼핑몰 스타필드와 1위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에서 입증한 '공간 혁신' 성공 경험을 이마트에도 접목한다. 기존 판매시설 중심 매장 구조를 바꿔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특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게 핵심이다.
5일 신세계(346,000원 ▼500 -0.14%)그룹에 따르면 오는 8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정 회장은 그룹이 가진 고객 접점 공간을 '일부러 찾아올 수밖에 없는' 물성매력이 가득한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는데 역량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마트(97,400원 ▼200 -0.2%)는 지난달 '트레이더스 마곡점'을 시작으로 연내 3개 신규 점포를 연다. 상반기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하반기에 '트레이더스 구월점'을 잇따라 선보이며 오는 2027년까지 3곳 이상 추가로 새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매장 수 확대와 함께 체험형 쇼핑 공간 '스타필드 마켓', 신선식품 상시 저가를 지향하는 '이마트 푸드마켓' 등 특화 매장을 구성해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같은 공간 혁신 전략은 "장 보러 마트 가야만 하는 고객은 소수"라는 정 회장의 냉철한 시장 인식에 기반한다. 실제로도 기회가 날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이마트 매장을 고객이 일부러 가고 싶은 접점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마트는 또 기존 점포의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매장을 리뉴얼하고, 인기 브랜드 및 F&B(식음료) 테넌트를 유치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올 들어 지난 1월 목동점을 시작으로 남양주점도 리뉴얼한다.
정 회장은 "32년 전 나온 이마트는 고객의 일상을 바꿨고, 이마트를 통해 새로움을 맛본 1등 고객들은 다시 이마트를 바꾸고 있다"며 "이마트는 고객들이 꼭 와야 하는 '물성 매력'을 갖춘 공간으로 지속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2010년 첫선을 보인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현재 23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온라인 쇼핑이 대중화된 환경에서도 대용량 필수 상품을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는 차별점 덕분에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오픈한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개점 당일 1만3000명이 방문했고, 하루 매출 2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개장한 '스타필드 하남'은 문화·엔터테인먼트·레저를 결합한 '쇼핑 테마파크'로 자리 잡았다. 이후 대형 유통시설들이 오프라인 경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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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준공 예정인 '스타필드 청라'는 세계 최초로 멀티스타디움과 호텔, 복합쇼핑몰을 결합한 공간으로 스포츠·문화·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제공한다. 2만1000석 규모의 멀티스타디움에서는 야구·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호텔과 F&B 공간에서도 연계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2030년 개장을 목표로 한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도 부지 면적 12만6000만평 규모로, 쇼핑·엔터테인먼트·휴양이 결합한 체류형 복합시설로 조성된다.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에서 2박 3일 동안 머물며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
경기도 화성에 조성하는 '스타시티 베이' 프로젝트는 파라마운트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테마파크와 스타필드, 호텔, 리조트 등을 포함한 미래형 복합관광단지다. 2029년 개장을 목표로 하며 연간 3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쓴 스타벅스도 커피 브랜드를 넘어, 고객에게 차별화된 공간 경험을 제시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고객이 직접 방문하고 싶도록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스페셜 스토어'에 주목한다는 방침이다.

스페셜 스토어는 아름다운 디자인을 통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더(THE)' 매장과 독창적인 콘셉트로 고객에게 새로운 영감을 제공하는 '콘셉트 매장'으로 구성된다. 2020년 '더양평DT점' 오픈 이후 현재까지 11개 스페셜 매장이 문을 열었다. 폐극장을 재해석한 '경동1960점', 100년 고택을 활용한 '대구종로고택점', 북한산 파노라마 뷰를 감상할 수 있는 '더북한산점' 등 매장별로 독특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는 정 회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브랜드 차별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스타벅스를 단순 음료 제공을 넘어 소비자에게 독특한 경험과 지역적 가치를 전달하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정 회장의 의중이 담겼다. 스페셜 스토어는 평일 1000명, 주말 1500명 이상이 방문하며 '목적지 매장'으로 자리 잡았다. 스타벅스는 올해도 신규 스페셜 스토어를 오픈해서 차별화된 제3의 공간 창출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정 회장은 "한국만의 테마를 가진 '한국의 스타벅스'들이 '스타벅스의 한국'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