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몽골에 심은 건 마트 아니라 한국式 상인정신"[인터뷰]

"이마트가 몽골에 심은 건 마트 아니라 한국式 상인정신"[인터뷰]

울란바토르(몽골)=김민우 기자
2025.09.24 14:20

[K웨이브 올라탄 K이니셔티브 현장을 가다]<3-K리테일 대장정>③락바수렌 자브즈마 스카이하이퍼마켓 대표

[편집자주]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재도약과 도태의 갈림길에 섰다. 'K웨이브'로 달궈진 'K산업'의 성장엔진이 식기 전에 글로벌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머니투데이는 전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푸드·리테일·패션·뷰티' 등을 중심으로 'K이니셔티브'를 실현하고 있는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장을 집중 조명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락바수렌 자브즈마 스카이하이퍼마켓 대표가 지난 3일 이마트 1호점 내에 위치한 스카이하이퍼마켓 본사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민우 기자
락바수렌 자브즈마 스카이하이퍼마켓 대표가 지난 3일 이마트 1호점 내에 위치한 스카이하이퍼마켓 본사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민우 기자

2016년 울란바토르에 첫 매장을 연 이마트(111,300원 ▼6,300 -5.36%)는 단순한 대형마트가 아니었다. 몽골 최초의 하이퍼마켓으로 쇼핑의 편리함을 넘어 신선식품 관리, 서비스 기준, 직원 존중 문화까지 새로운 '상인정신'을 전파했다. 몽골 이마트 운영사인 스카이하이퍼마켓의 락바수렌 자브즈마 대표(CEO·최고경영자)도 지난 3일 이마트 1호점 내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마트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생활 방식을 바꿔준 곳"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몽골에는 제대로 된 유통시스템이 없었던 탓에 신선식품이라는 개념조차 희박했다. 고기와 채소를 언제 도축·수확했는지조차 알 수 없던 시장에 이마트는 잔류농약 검사와 도축 후 대기기간 준수, 신선식품 관리 기준을 도입했다. 몽골 농업부가 뒤늦게 이마트의 방식을 도입해 제도화했을 만큼 영향력은 컸다. 심지어 건축 환기·전기·난방 기준까지 국제기준에 맞춘 국내 이마트에 맞춰 신세계(364,000원 ▼1,000 -0.27%)건설이 직접 컨설팅했다.

현지 경영진에게 최신식 시설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 건 경영자의 마인드였다. 자브즈마 대표는 "한국 본사 경영진은 2호점 개점을 앞두고 매장보다 먼저 화장실과 직원 탈의실을 점검했다"며 "2호점 직원 탈의실에 철재 락커가 설치된 것을 보고 '감옥 같은 시설이 아니라 집처럼 편안해야 한다'며 교체를 주문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직원과 소비자 환경을 최우선으로 하는 태도는 그대로 교육이 됐다"고 말했다.

자브즈마 대표는 "한국 이마트 사람들은 상품 운용에서도 '매출'보다 '삶의 질'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소개한 뒤 "이마트 사람들은 몽골에서 잘 팔리는 보드카 대신 와인·맥주 중심으로 술 구색을 재편했고, 스낵류와 캔디는 '과도하다'며 일부 진열을 줄였다"며 "잘 팔린다고 늘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 건강을 기준으로 상품을 구성하라는 조언이 충격이었다"고 털어놨다.

3호점을 개점할 때는 기존의 신선식품 유통시스템을 더 강화해 할랄 도축 방식도 도입했다. 이마트가 "소비자가 적어도 한 사람을 위해 필요하다"고 설득했기 때문이다. 도축부터 소분까지 이력이 파악되고 관리돼야 하는 할랄 방식의 특성상 유통이력 관리체계가 강화된다는 측면도 고려됐다. 이후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이슬람 문화권 국가의 대사관 등에서 감사 인사가 이어지며 브랜드 신뢰는 오히려 더 올라갔다.

자브즈마 대표는 "한국 이마트 사람들이 세 가지 기준을 지켜야 한다고 교육했다"며 "의사결정 방식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가격만 보고 성급히 결정하지 말 것 △비싸더라도 장기적 건강과 안전을 지킬 것 △직원과 소비자의 행복을 함께 고려할 것을 기준으로 삼으라는 조언이었다. 그는 "지금은 모든 결정을 내릴 때 '이 선택이 소비자를 백 살까지 건강하게 살게 하느냐'를 먼저 떠올린다"고 말했다.

현재 이마트는 몽골에서 1위 대형마트로 자리 잡았다. 자브즈마 대표는 까르푸나 노민 등 경쟁업체를 거론하며 "책상과 집기는 따라 할 수 있어도 숨은 철학은 베낄 수 없다"며 "이마트가 판 것은 대형마트라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한국의 상인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마트의 성공이 사실상 현재의 '몽탄신도시'라는 별칭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마트의 몽골 진출 이후 이를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몽골 기업이 늘었다"며 "몽골에 CU·GS25 같은 편의점은 물론 뚜레쥬르 같은 한국 기업들이 즐비하게 된 건 다 이마트의 성공 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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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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