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김홍국 "식품규제는 정부보다 더 강하게"...백용호 "식량은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핵심"

[대담]김홍국 "식품규제는 정부보다 더 강하게"...백용호 "식량은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핵심"

정리=유예림, 정진우 기자,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 겸 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 이사장
2025.12.24 06:02

[백용호의 시대동행]③김 회장 "K푸드 해외 유통 장악 필요"…백 고문 "수직계열화 한국 농촌 해법 중 하나"

[편집자주] '백용호의 시대동행'은 공정거래위원장·국세청장·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했고 현 이화여대 명예교수인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 이사장)이 정치·경제·사회 및 국제적인 리더를 만나 시대의 과제를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는 코너다. 11살때 병아리 10마리로 사업을 시작해 현재 연 매출 12조원의 대한민국 재계 30위 기업인 하림그룹을 키운 김홍국 회장을 만나 기업가정신과 식품산업, 농업의 미래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 이사장, 왼쪽)이 2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서울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백용호의 시대동행' 대담을 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 이사장, 왼쪽)이 2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서울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백용호의 시대동행' 대담을 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상편에 이어서)

-백용호 상임고문(이하 백): 지난해 한국 가공식품 수출액이 100억 달러 가까이 된다. 반면 식량 수입액은 400억 달러를 넘어 적자를 내고 있다. 수출도 일부 인기 상품에 편중됐다. 상품이 다양하지 못하고 R&D(연구개발) 투자비도 적은 것 같다. 그럼에도 가공식품 수출액은 매년 8~9%씩 증가하고 있다. 여러 이유중 하나는 K컬처인데 한류의 영향력도 커서 한국 식품이 세계에서 하나의 기준이 되고 라이프스타일의 일부가 된 것 같다. 외국에선 한국 식품이 건강하다고들 한다. 한국 식품의 세계시장에서의 전망은 어떻게 보나.

-김홍국 회장(이하 김): 우리나라 식품 수출이 늘어나고 K컬처가 영향을 많이 주긴 했지만 과장된 측면도 있다. 식품 수출이 물론 잘 되지만 수입과 비교해 보면 수입 증가율이 더 높다. 우리나라 전체 먹거리의 절반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곡물은 약 80%를 수입한다. 국민 1인당 1년에 600kg가량을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절반 정도가 수입산이다. 그래서 수입 증가율이 더 빨라지고 개별 품목으로 봐도 특히 소고기는 자급률이 38%밖에 안 된다. 10년 전만 해도 60%였는데 자급률이 후퇴하고 있다. 그래서 수출 증가를 수입의 증가를 함께 봐야 한다.

-백: 국내 식품기업들의 해외 판매 유통망은 어떤가. 예를 들어 세계적인 식품기업 펩시·코카콜라는 브랜드도 갖췄고 판매망도 거대하다. 네슬레도 스위스 기업이지만 많은 사람이 네슬레가 스위스 기업인 걸 모를 정도로 현지화되어 있다. 이런 걸 보면 현지화와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중요한 것 같다. 국내 식품기업도 수출에 더 신경 쓰고 해외를 개척해야 장기적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김: 식량은 해외 유통망에 참여해서 답을 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네덜란드는 농토가 넓지 않은데 수출을 많이 한다. 다른 나라 땅에서 재배하거나 원료를 수입하여 자국에서 가공하에 제품화하고 마케팅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네덜란드는 기후상 오렌지나 카카오를 생산하지 못한다. 하지만 유럽 카카오 시장의 70%를, 오렌지는 60%를 점유하고 있다. 전부 남미나 아프리카에서 공급받아 가공무역을 하기 때문이다. 결국 농사는 시장에서 짓는 것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우리 땅에서 농사를 지어 수출하는 건 매우 지엽적이고 고전적인 생각이다. 우리도 가공해서 수출하는 쪽으로 농식품산업의 방향이 가야 한다고 이전부터 주장해 왔다. 국내에서 농사를 지어서 채우는 게 아니라 가공해서 나가는 방식으로 사고가 바뀌어야 한다.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 이사장, 오른쪽)이 2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서울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백용호의 시대동행' 대담을 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 이사장, 오른쪽)이 2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서울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백용호의 시대동행' 대담을 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백: 국내 정책 당국에서 식품 안전에 대해 강한 규제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정부는 소비자 신뢰와 안전을 위해 규제하는데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선 그런 규제가 신제품 개발이나 사업에 장애가 될 것 같기도 하다. 많은 기업인이 식품의약품안전처·환경부·농림축산식품부 등 각종 기관을 통해 중복 규제가 이뤄진다고 말한다. 나아가서 규제항목도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 나와도 허가 기간이 너무 길어 사업화에 어려움이 있다. 한국 식품기업이 발전하려면 정부가 과감하게 규제를 바꿔야 한다고 보나.

-김: 식품은 무엇보다 위생적이고 안전해야 한다. 하림은 오히려 국가가 정한 기준치보다 엄격하게 관리한다. 예를 들어 닭고기 가공 공장 실내온도 국가 기준은 15℃인데 하림은 8℃로 더 낮게 설정 운영하고 있다. 반대로 오히려 우리가 더 건의하는 점도 있다. 신선육류의 경우 판매장 냉장고 온도 기준은 8℃지만 0℃로 관리해야 한다고 건의한 적이 있다. 육류는 0℃에서 유지해야 더 신선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도 매장에 오면 온도가 올라가서 품질이 저하될 수도 있다. 실제 미국은 0℃로 기준이 설정돼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여러 조건을 고려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소상공인이나 영세업자들에게 부담을 준다는 비판이 따른다.

-백: 김 회장은 농업에 조예가 깊다. 특히 하림은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수직 계열화 모델을 닭 산업에 적용했다. 농가 사료 지원부터 병아리 사육·도계·가공·판매에 이르기까지 수직 계열화되어 있다. 이 모델이 우리나라 농업군이 살 수 있는 하나의 열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게 잘 정착되면 정부가 아니라 대기업 중심이 돼서 재배·사육·판매를 책임지고 농가 소득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 우리 농업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되지 않겠나?

-김: 이 모델은 원래 미국 디트로이트 자동차산업의 버티컬 인테그레이션(수직 계열화)을 벤치마킹하면서 시작됐다. 이 모델을 적용하면 산업 차원에서 경쟁력이 생긴다. 닭고기 하나를 팔면 나머지 병아리·사료 이런 건 마케팅 비용 없이 사슬이 연결돼 쭉 딸려오는 원리다. 그래서 비용이 저렴해진다. 우리나라도 거의 대부분 계열화를 이뤘고 유럽이나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방식이었다. 제가 20대에 미국에 가서 이걸 보고 배워왔다. 다른 품목도 적용가능하다. 네덜란드의 경우 대부분 농가가 직접 수출하는 게 아니라 느슨한 수직 계열화가 이뤄져 있다. 미국도 이러한 구조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 농업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백 고문: 수직통합 모형이 자칫 농가의 종속을 초래해서 대기업이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농가에 불리한 가격을 책정하든지, 소비자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 종속이 아닌 협업을 통한 상생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본다.

-김회장: 그렇다. 중요한 문제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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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림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2부 유예림 기자입니다.

정진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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