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정치인 출신 장관에 바라는 것

[광화문]정치인 출신 장관에 바라는 것

세종=정혁수 기자
2014.07.18 08:24

얼마전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였다.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발표가 예정돼 있던 때라 자연스럽게 장관 하마평으로 화제가 옮겨졌다.

한 공무원은 '구관이 명관'이라며 관료출신 옹호론을 폈다. 해당 부처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커 부처업무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요지였다. 아는 게 많아 직원들은 힘들수도 있겠다는 우려도 보탰다.

다른 참석자는 ‘학계출신’을 선호했다. 일은 공무원들이 하는 만큼 '얼굴마담'이 무난하다는 것이다. 그는 "학계에서 오다보니 관료사회를 몰라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만, 소속 직원들이 잘 모시는 만큼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정치인 출신'을 꼽았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힘'이 실리는 만큼 부처가 추진하는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고, 국회나 시민단체의 '압력'이 있을 때 공무원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관료나 학계출신을 주장했던 이들도 '병풍이 될 수 있다'는 대목에서 모두 꼬리를 내렸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 정부 각 부처에 정치인 출신 장관들이 속속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 아직 내정단계인 황우여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3월에는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이 취임했다. 여성가족부 김희정 장관도 있다. 정치인 출신 장관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다.

대부분 중진 정치인(황우여 5선, 최경환 3선, 이주영 4선)인데다 대통령과 허심탄회한 ‘친박인사’로 잘 알려져 있다. 황우여 내정자와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 해까지 당 대표와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추면서 ‘찰떡공조’를 과시한 사이이기도 하다.

장관 취임이후 여수 기름유출, 세월호 참사가 겹치면서 ‘장관 집무실 의자에 앉아보지도 못했다’는 이주영 장관 역시 지난 2011년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으로 있으면서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도운 사이다. 2012년 대선때에는 중앙선대위 특보단장을 맡아 공을 세우기도 했다.

이들을 맞는 세종관가의 분위기는 어둡지 않다.

최경환 부총리는 관료-언론인-정치인-장관으로 이어지는 그의 이력이 말해주듯 다양한 경험과 강한 돌파력의 소유자다. 황 내정자는 5선을 하는 동안 국회 교육위에서 14년을 활동한 대표적인 ‘교육통’으로 무난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월호 참사 초기만 해도 이주영 장관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퍼부었던 피해자 및 유족들은 지난 6·30 개각을 전후해 “참사 수습을 위해서는 이 장관이 꼭 있어야 한다”며 그를 붙잡기까지 했다. 사고이후 정부 책임자로서 현장을 지키며 그가 보여준 헌신이 가족들의 신뢰를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정치인들의 내각 진출은 박 대통령의 친정체제 구축이라는 시각에서 볼 수도 있다. 안정적인 내각 운영과 함께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 아니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정치인의 가장 큰 '장점'인 소통 능력이 지금 이들을 내각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는 생각이다.

선거를 치러본 사람들은 다 겪는 일이지만 유권자들의 '한 표'를 얻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국민들에게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직업이지만, 공감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바로 정치인이다. 그렇게 해서 국민이 공감할 때 드디어 ‘내 편’이 되고 ‘한 표’로 이어지는 것이다.

취임식에서 "경제살리기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한 최경환 부총리가 첫 행선지로 경기도 성남의 새벽 인력시장을 찾았다. 총선에 나가 한 표를 호소하듯 현장을 살피고, 이들을 위해 고민하는 일. 정치인 출신 장관들에게 기대하는 일이고, 그게 바로 '경제살리기'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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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에서 농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저널리즘스쿨에서 1년간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2013년부터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를 출입하며 한국 농업정책과 농업현장의 이야기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농업분야에 천착해 오는 동안 '대통령표창'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한 것은 개인적으로 큰 기쁨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농업의 무한변신'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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