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의 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4년 말 중국부채(잔액기준)는 가계가 23조위안, 기업(금융기관 제외)이 100조위안, 중앙과 지방을 포함한 정부가 26조위안으로 합계 149조위안(2경6784조원), GDP 대비로는 234%에 달한다고 한다. GDP 대비 비율로는 아직 미국의 264%, 일본의 415%, G7 평균인 278%보단 낮지만 지난 6년(2009~2014년) 동안 102조위안이 증가해서 부채증가 속도는 연평균 21%로 세계 톱 수준이다.
특히 경제성장의 핵심역할을 해야 하는 기업부문의 부채급증이 큰 부담이라고 한다. 2014년 기준 기업부채는 총부채의 67%나 되고 지난 6년간 기업부채는 69조위안(1경2348조원) 늘어나 총부채 증가분의 57%가 기업부채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GDP 대비 기업부채비율로만 보면 일본 버블기보다 높다. 일본의 버블 정점이라 할 수 있는 1989년의 GDP 대비 기업부채비율은 132%, 2014년 중국의 비율은 무려 157%다.
중국의 기업부채가 이렇게 빨리 늘어난 이유 내지 배경은 뭔가. 시장에선 과잉설비투자와 기업의 재테크라는 두 가지 요인을 꼽는다. 과잉설비투자는 알다시피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4년간 펼친 경기대책(7000조원)의 여파다. 이미 철강, 시멘트, 태양광 등 제조업 공급과잉 상태에서 수천조 원의 생산설비가 추가로 건설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관심을 끄는 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재테크 요인이다. 도대체 얼마나 재테크에 치중했나. 중국의 국민경제계산표에 따르면 2009~2013년 중국기업의 자본조달총액은 55조위안. 그러나 생산설비투자는 15조위안(27%)에 불과했고 나머지 40조위안(73%)은 금융자산투자였다고 한다. 따라서 대부분 재테크에 투자됐단 얘기다.
특히 은행 신용도가 높은 국유기업들은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서 그만큼 재테크 유인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국유기업 조달금리 평균 5~6%, 부동산 개발기업 또는 중소기업에 대출할 경우 평균금리를 8~10%라고 하면 재테크로 연 3~5%포인트가량 이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기업, 특히 부동산 개발기업의 경우 대출금리가 무려 20%가 된다고 하니 단기이익목표에 시달리는 국유기업으로선 손이 나가기 쉬웠던 셈이다.
그럼 중국의 기업부채 급증이 갖는 의미는 뭔가. 전문가들은 첫째, 중국의 금융완화정책이 잘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어도 기업으로선 갚을 돈이 늘어나서 투자보다 채무변제를 우선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성장률 둔화 우려에다 증시폭락으로 기업들의 재테크 손실도 커져 은행들도 적극적인 대출을 꺼릴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따라서 중국 정부로선 목표성장률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금리인하 이외의 수단, 현재로선 위안화를 추가 절하할 가능성도 꽤 있다고 본다. 달러만이 아닌 유로화, 엔화 등 주요 통화를 감안한 실질실효환율로 계산하면 아직도 10%가량 절상돼 있다는 분석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기계류 수입액의 대폭 감소는 중국의 설비투자가 크게 둔화될 위험을 내포해 시장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수출부진 외에 또 다른 성장률 둔화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정부도 중국대책반을 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증시 폭락과 위안화 절하 모두 우리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만큼 중국 경제와 중국의 정책변화에 대한 꼼꼼한 분석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