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위안화 절하로 중국 주가폭락에 이어 세계경제와 금융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7~9월 초 두 달여 동안 상하이증시는 40% 가까이 하락했고, 세계 주가도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몇 차례 폭락을 경험했다. 특히 중국 노출도가 높은 신흥국들은 주가뿐 아니라 환율도 10% 이상 절하되는 등 불안감이 상당하다. 물론 각국 실물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로선 명확지 않다. 하지만 과거 데이터와 수출입구조를 분석하면 대략적인 예측이 가능하다는 게 시장의 의견이다.
우선 세계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부터 살펴보자.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의 영향력은 2000년대 초 대비 3배 이상 커졌다. 지난해 말 현재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구매력 기준 16%(2000년대 초 5%), 따라서 중국경제가 1% 둔화되면 세계성장률은 1차로 0.16% 하락한다는 얘기다. 소위 직접적인 구매력 감소 효과, 그러나 중국 때문에 경기가 둔화되는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수입을 줄이는 간접효과까지 고려하면 그 효과는 더 커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본 미즈호종합연구소는 중국경제가 1% 감소하면 세계성장률은 0.24%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지역과 국가별로는 어떤가. 첫째, 선진국의 경우 중국이 1% 감소할 때 평균 0.1% 하락한다. 상대적으로 부담은 크지 않다. 물론 나라에 따라선 대중 원자재 또는 부품수출이 많은 호주와 일본의 경우 각기 0.25%, 0.2%로 부담감이 있다. 그러나 영국 프랑스는 0.06~0.07%, 대중 수출금액이 크다는 독일도 0.12%로 비교적 낮다. 특히 유일하게 경기가 회복되는 미국도 0.07%의 성장둔화 효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셈이다.
둘째, 그러나 신흥국, 특히 아시아 신흥국 예컨대 NIEs(신흥공업경제지역 : 대만 홍콩 싱가포르 한국)나 아세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대중 의존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중국의 지역별 수입을 보면 아시아로부터의 수입이 35%, 특히 우리나라 대만 싱가포르 등 NIEs와 아세안이 각기 15%와 8%. 따라서 중국경제의 하향세에 따른 충격도 그만큼 크단 얘기가 된다. 예컨대 중국과 아세안에 대한 수출비중이 26.2%, 37.4%나 되는 대만의 경우 성장률 둔화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1% 둔화될 때 무려 0.48%. 다음으론 말레이시아가 0.35%, 필리핀이 0.34%, 우리도 0.31%로 상당히 높다.
동유럽과 소련도 타격이 심할 거란 분석이 나왔다. 대중 수출이 많지 않아 성장둔화 효과는 약 0.1%로 낮지만 경제구조가 취약하고 규모도 작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러시아 루블화절하에서 봤듯이 약간의 유럽경기후퇴로도 경제가 휘청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시장에선 중국의 신흥국에 대한 영향력이 이미 미국 이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게다가 무역효과뿐 아니라 신흥국에서 자본이 유출되고 증시가 심하게 하락한다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기업투자와 소비까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무구조가 취약한 신흥국 기업은 신용위험도 커질 수 있는데, 경우에 따라선 국가까지 디폴트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 통화위기, 2008년 리먼사태 등 과거 몇 차례 경험한 소위 도미노 악순환이 그것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시사점은 뭔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의 위안화 추가 절하 가능성 그리고 시간문제일 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보면 외환보유액이 적고 외채가 많은 신흥국부터 통화절하, 주가폭락 위험이 크다. 물론 우리는 30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 단기외채도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다른 신흥국보단 안전하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그러나 대중 수출비중이 25%나 된다는 게 큰 부담이다. 중국경제 변화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