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언니 립스틱' 따라 샀는데 '광고스타그램'

[기자수첩]'언니 립스틱' 따라 샀는데 '광고스타그램'

양성희 기자
2018.12.19 03:12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대세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떠오르면서 ‘인플루언서’ 전성시대가 열렸다. 많게는 수백만명의 구독자(팔로워)를 보유해 영향력 있는 사람을 뜻한다.

인플루언서는 직관적인 영상 한편, 사진 한장으로 소통한다. 연예인보다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도 강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플루언서를 신뢰한다. 화장품만 놓고 봐도 신비로운 모습의 연예인 광고보다 사용법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는 인플루언서 게시물이 더 와닿는다.

“언니 립스틱 어디 거예요?”, “아까 라방(라이브방송) 때 뿌린 미스트 OOO 맞아요?” 인플루언서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그들이 쓰는 제품을 따라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화장품 브랜드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힘을 쏟는다. 웬만한 연예인 광고 효과보다 낫다고 마케팅 담당자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부작용도 함께 커졌다. 광고인지 아닌지 경계가 애매한 게시물에 이용자들은 혼란스러워한다. 과거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속임수 논란이 커지자 정부가 대가성 홍보 게시물인 경우 별도 표기하도록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등 규정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SNS 인플루언서에 대해서는 유명무실하다.

보다 못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얼마 전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주요 화장품 기업이 모두 대상이다. 기업의 후원을 받으면서도 광고가 아닌 것처럼 포장한 사례를 적발해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흐트러진 시장 질서가 일정 부분 바로잡힐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인플루언서가 규정을 어기더라도 처벌은 광고주가 받는다. 모든 기업 활동을 정부가 일일이 감시하기 어렵고 지나친 감시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 결국 인플루언서의 자정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인플루언서에 대해서도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영향력엔 책임감이 따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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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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