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해라, 그만 먹어라 잔소리 들어야 하는 서비스가 좋으세요, 안마의자에 편히 앉아서 홍삼 먹는 게 좋으세요?”
최근 만난 헬스케어(건강관리) 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수요로 활성화 될 수 없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많이 걸으면 보험료 할인’ 등 초보적인 서비스 밖에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헬스케어 서비스는 사실 때가 되면 “운동해라”, “약 먹어라”, “패스트푸드, 밀가루 줄여라”, “병원 가서 검진받아라” 등 말 그대로 수시로 건강을 관리해 주는 것이다.
누구든 이성적으로는 건강에 좋다는 걸 알고 있지만 막상 귀찮고 하기 싫은 일을 ‘푸쉬’하는 서비스다. 그래서 소비자가 먼저 받고 싶다는 수요가 생기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고령화와 소득 증가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오히려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안마의자를 통해 건강관리를 받고 있다. 4인 가족 기준 한 달에 수십만원대에 달하는 홍삼 등 건강식품도 불티나게 팔린다. 관련 시장은 해마다 급성장하는 추세다. 소비자들은 의학적인 효과를 확인하기 쉽지 않고 고가의 사치재일지라도 몸과 마음이 더 편한 소비를 선호한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많이 걷고 운동하면 보험료를 조금 깎아 주거나 병원 진료예약 등을 대신해주는 현행 헬스케어 서비스가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더욱 재미있는 요소와 다양한 인센티브로 끊임없이 이용을 유도해야 활성화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국내 헬스케어 서비스는 의료법, 신용정보법 등의 규제로 서비스가 제한돼 ‘무늬만’ 갖췄을 뿐이다. 소비자에게 제대로 접근할 수 있는 시장도 없고, 내놓은 서비스도 외면받기 일쑤다.
의료계는 급격히 체중이 늘어난 사람에게 식단 조절을 권하거나 식단의 열량을 분석해 주는 것조차 오류가 생기면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의료행위라고 주장한다. 특히 보험사에 일부 의료정보가 공유되면 보험사가 이를 악용해 보험 인수의 거부 수단으로 쓸 수 있다고 반대한다. 특정 가입자에 대한 건강정보를 많이 알면 고위험군에 대한 보험 가입을 거절해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악용될 소지가 아예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는 목적에 어긋나는 사용에 대한 철저한 검사와 규제로 단속하면 된다. 처음부터 서비스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근거로 ‘악용’ 돼서는 곤란하다. 이는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못 담그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