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이 진행 중이다. 일본은 수출규제 조치를 통해 한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겨냥했다. 이번 움직임이 정교한 계산에 의해 짜여진 공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일본 아베 정부는 분명 2호 공격 대상도 정해 놨을 것이다.
한국 실물경제에 ‘공포감’을 안겨 줬던 일본의 다음 번 목표는 금융시장이 될 수 있다. 금융을 타격하는게 실물보다 훨씬 파급효과가 크다. 실물경제가 사람 몸의 골격이라고 한다면, 금융은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이다.
금융분야로의 확전 가능성에 우리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 금융시장의 일본 의존도가 높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주식시장 내 일본계 자금은 전체 외국인 주식자금의 2.3%인 13조원, 채권시장 내 일본계 자금은 1.3% 수준인 1조6000억원 규모다. 일본계 은행지점의 총여신은 약 25조원으로, 국내 은행 전제 총여신의 약 1.2% 수준이다.
이 정도면 일본도 자금 유출이나 여신회수가 한국을 제대로 흔들만한 무기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대신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틈새’를 노리거나, 시장에 혼란을 주는 교란책을 대안으로 찾을 것이다.
일본은 ‘돈’을 무기로 사용한 전례가 있다. 일본은 2012년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된 이후 한·일 통화스와프 규모를 줄이기 시작했고 2015년 계약 만료와 함께 협정을 완전히 끝냈다. 이후 우리 정부의 재협상 요구도 일축했다.
상대방이 어떤 폭탄을 던질 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금융이 안정돼야 언제 끝날 지 모르는 경제전쟁을 버틸 수 있다. 그만큼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강력하고 일관된 리더십으로 시장에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최근 금융당국의 리더십은 아쉽다. 형제 같았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는 것도 결국 리더십 때문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일본 수출규제 관련 금융분야 영향 브리핑 직후 전격적으로 사의 표명 사실을 밝혔다.
앞으로 누가 리더십을 잡게 되든 잊지 말아야 것이 있다. 지금은 크게 봐야 할 때다. 그리고 불시에 불어닥칠 폭풍에 대비해 지반을 높이고 방파제를 쌓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