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2021년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립니다. 이를 1~2년 앞둔 지금이 '배터리 생태계'를 육성하는 '골든타임'이 될 것입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의 발언이다. 그는 "반도체 핵심소재에 일본이 수출 규제를 적용하자 반도체 산업 전체가 '휘청'하는 것을 보면서 산업의 전체적인 생태계 육성이 그만큼 중요하고 절실하다는 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양대 배터리 메이커인LG화학(334,500원 ▲10,000 +3.08%)과SK이노베이션(118,600원 ▲4,800 +4.22%)이 소송전(배터리 기술 및 인력유출)에 매몰돼 지나친 경쟁구도를 구축하는데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양사는 각각 배터리 관련 중소 협력업체만 1000여 곳씩 두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본격 개화를 앞둔 지금, 경쟁을 지양하고, 소재에서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양사의 경쟁관계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안보우대국) 제외로 배터리 소재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118,600원 ▲4,800 +4.22%)은 배터리 4대 핵심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LiBS)을 자체 개발, 조달 중이다. 그동안 도레이 등 일본산 분리막을 많이 써온LG화학(334,500원 ▲10,000 +3.08%)은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예고됐던 한 달 전부터 대체 공급망을 찾고 있다. 일본 아사히카세이·도레이와 함께 '톱 티어(1등 제품군)'를 이루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국내 경쟁사에도 분리막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선뜻 맞손을 잡지 않고 있다.
대신 최근 한 달 간 상해은첩 등 중국 메이커의 공급망을 크게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상세한 공급망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사는 과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을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해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공동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2011년 LG화학이 분리막 특허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이가 멀어졌다. 후발주자였던 SK이노베이션이 최근 3~4년간 대형 수주와 투자를 거듭하며 급성장했고, 올해 양사는 기술 유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 지정하는 등 미중 갈등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크다. 이런 가운데 터진 수출 규제 등 일본의 보복조치로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배터리 산업 역시 생태계 육성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내 기업들이 자존심을 벗어던지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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