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트럼프의 꿈

[MT시평]트럼프의 꿈

이수현 변호사(이수현법률사무소 대표)
2025.03.26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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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이수현법률사무소 대표
이수현 이수현법률사무소 대표

도널드 트럼프가 취임하자마자 미국 내의 시스템뿐만 아니라 세계 질서에도 충격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관세부과다. 국부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무역보다 오히려 자유무역이 국부를 창출한다는 것은 애덤 스미스 이후 경제학자들이 선도적으로 밝혔다. 1846년 영국이 곡물법을 폐지한 이후 자유무역은 세계 질서가 됐다. 1930년대 보호무역은 대공황으로 연결됐고 이는 주요 강대국을 중심으로 한 블록경제를 만들었고 그 결과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결국 2차대전으로 이어졌고 2차대전은 영미를 중심으로 한 자유주의, 독일·이탈리아·일본을 축으로 한 파시즘, 소련의 사회주의라는 세 체제의 경쟁으로서 전쟁이었다. 세 체제 중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는 통일전선으로서 연합국을 형성했고 거악을 물리치기 위해 차악과 손잡은 자유주의 세력이 주도한 이 연합은 고립된 파시즘 체제를 패퇴시켰다.

2차대전이 끝나자마자 파시즘이 패퇴한 그 자리에 자유주의 체제와 사회주의 체제가 밀려들었고 두 체제 간에 새로운 전선이 형성돼 냉전이라는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됐다. 한반도의 허리에 그 전선이 그어졌고 한국전쟁은 새로운 전쟁이 열전일 수도 있음을 보여줬다. 냉전은 사회주의의 붕괴로 자유주의의 일방적 승리로 끝이 났다.

세 세력이 정립했으나 결국 자유주의 일극체제로 귀결된 것이다. 역사의 종언으로 불릴 만하다. 이 역사의 종언은 미국이 새로운 거악이 된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차악인 중공의 손을 잡은 탓이 크다. 종말 이후의 역사는 미국 일극이 주도하는 자유무역 체제였다. 이 자유무역은 달러를 세계 통화로 만들었고 미국의 무역적자는 막대한 달러를 세계 경제에 공급했다.

무역적자는 대체로 적자국의 화폐가치 절하를 통해 수지균형으로 연결되지만 달러로 표시된 자산을 원하는 전 세계의 수요는 미 국채에 대한 열광적인 수요로 이어졌고 이 결과는 미국의 자본수지 흑자로 나타났다. 즉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와 자본수지 흑자는 서로의 원인이자 결과다. 이러한 종합수지의 균형은 미국 무역수지 적자를 불균형이 아닌 균형 상태로 만들었고 달러절하를 자본수지 흑자로 저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에 미국의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는 말 그대로 쌍둥이 적자며 재정적자를 통해 조달된 국방비는 미국의 군사력을 통한 지배의 토대가 됐다.

하지만 달러패권으로 형성된 달러의 고평가는 교역재를 생산하는 미국 제조업에 치명적이었다. 이 구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미국의 산업은 달러패권에 기초한 금융업, 네트워크 경제인 인터넷산업, 교역이 불가능한 서비스업이다. 트럼프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미국 내 생산을 독려해 미국 제조업을 살리기 위함인데 이는 트럼프의 또 다른 목표인 달러패권과 상충한다. 심지어 그는 달러패권의 대항마로 시작된 가상자산 시장도 키우려 한다.

그의 꿈들은 상호모순적이다. 그는 유럽에서 핵우산을 거두고 나토(NATO)를 해체하려 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놀랍게도 러시아 편을 든다. 그에게 일관적인 것이 있다면 중국의 고립 또는 해체다. 이 원대한 꿈을 위해 그는 푸틴뿐만 아니라 북한 김정은의 손도 잡을 기세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는 패싱할 것이고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의 손아귀에서 놓여날 것이다. 극히 유동적인 정세가 올 것이고 이 과정에서 한국의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의 향방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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