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혁신은 금융산업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온라인뱅킹, 모바일 결제, 블록체인, AI 기반 투자 등 다양한 기술은 금융서비스를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은 금융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과 편의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새로운 위험을 발생시켰다. 가장 큰 문제는 디지털 불평등이다. 모든 소비자가 동일한 수준의 디지털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고령자, 저소득층, 장애인 등 디지털 기술에 접근하기 어려운 소비자들은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시대의 금융소비자 정책은 모든 금융소비자가 디지털 환경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포용적 접근을 고려해야 한다. 2022년 OECD 금융소비자보호작업반(Financial Consumer Protection Task Force)은 접근성과 포용성을 소비자 보호원칙에 추가하고 디지털화와 지속가능 금융 및 금융복지를 통합할 것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서비스 접근증대를 넘어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금융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디지털 금융의 발전은 새로운 위험을 동반한다. 해킹, 피싱, 악성 소프트웨어 등 사이버 공격이 증가하면서 소비자의 개인정보와 자산이 노출될 위험이 커졌다. 금융회사는 강력한 보안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이를 위한 법적 규제도 강화돼야 한다. 디지털 금융환경에선 소비자의 금융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지만 소비자의 동의 없이 정보가 사용되거나 유출될 수 있다. 다크패턴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이는 소비자가 의도치 않게 불리한 거래나 서비스를 선택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디지털 금융의 빠른 발전에 비해 현행 금융 관련 법과 규제는 아날로그 중심의 틀에 머물러 있어 대응이 늦다. 전통적 금융서비스에선 대면거래가 기본이지만 디지털 환경에선 비대면거래가 일반적이다. 법과 규제도 이러한 변화에 맞춰 진화할 필요가 있다. 금융소비자 정책도 디지털 환경에 맞게 기존 금융규제 틀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법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금융이해력과 디지털 환경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이 강화돼야 하며 소비자들이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게 다양한 이해력 증진교육이 필요하다. 캐나다 금융소비자청(FCAC)의 금융이해력 전략은 행동경제학적 원리를 적용한 프로그램(Your financial toolket)을 통해 소비자의 실질적인 금융행동 변화를 유도한다. 또한 디지털 금융환경이 심화함에 따라 금융회사와 소비자 간의 분쟁이 증가할 수 있다. 기존 대면절차 기반 분쟁해결 방식 대신 디지털 환경에선 신속·효율적인 온라인 분쟁해결 시스템이 필요하다. 분쟁예방 측면에선 민원내용의 공개를 통해 시장규율을 강화한 미국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의 민원 데이터베이스를 참고할 수 있다.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금융생태계의 마련과 디지털 혜택을 누리면서도 그로 인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금융소비자 정책의 혁신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