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트럼프 관세 전쟁의 역풍

[MT시평]트럼프 관세 전쟁의 역풍

장보형 경제평론가
2025.04.08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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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형 경제평론가
장보형 경제평론가

지난 4월2일 도널드 트럼프가 마침내 대규모 관세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2차대전 이후 세계 무역시스템을 가리켜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넘게 착취당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날을 '해방의 날'로 규정했다. 그러나 미국이 세계 무역시스템의 수호자 지위를 포기했음을 확인한 순간이기도 하다. 중국의 무역왜곡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정작 수많은 동맹국을 제물로 삼으면서 말이다.

당연히 중국은 동일한 관세인상을 발표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어 유럽연합(EU)은 물론 일본 등에서조차 맞대응을 준비한다는 소식이다. 미국의 절친 호주는 "친구의 행위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트럼프의 거래기술을 감안할 때 판이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겠지만 트럼프 1기와는 사뭇 다르게 초긴장된 분위기가 넘쳐난다. 당시만 해도 미국을 선두로 EU, 일본 등의 전통적 동맹이 대중공세로 결집했지만 이제는 미국을 넘어선 새로운 무역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치열하다. 지난 3월 말엔 한국과 일본이 미국발 관세충격에 맞서 중국과 손을 맞잡았다.

중국의 과잉 생산능력도 부담이지만 트럼프의 종잡을 수 없는 행보에 대한 불안은 비동맹국은 물론 동맹국에도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게 한다. 결국 초강대국 사이에 끼인 국가들은 점차 미국의 일방적 수요에 덜 의존하고 중국의 막강한 시장파워로부터 비교적 잘 보호되는 새 질서를 모색하느라 부심한 모습이다. 사실 미국은 21세기 초만 해도 세계 수입수요의 5분의1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8분의1에 불과하다. 대신 중국의 수입 점유율이 상승했으나 두 강대국을 합쳐도 세계 수입의 4분의1에 그친다. 그 외 지역과 블록들의 위력이 커진 것이다.

우선 미국의 우방이던 아시아와 유럽·미주지역의 역할이 주목된다. 특히 미국이 빠진 채 출발한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만 해도 일본, 호주, 캐나다, 칠레, 멕시코, 말레이시아, 심지어 영국 등이 참여했고 한국 등도 여전히 문을 두드린다. 이 경제권만 세계 수입의 20%가 넘는다. EU의 12%, 또 서유럽 비회원국을 포함하면 세계 수입의 3분의1 이상으로 미중 합산치를 월등히 상회한다. 두 번째 블록은 일종의 비동맹 연합인데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르키예처럼 대규모 고성장 경제가 주축으로 세계 수입의 15% 이상을 차지한다. 대부분 미국 수요와 중국 자본에 의존하면서도 이 양강과 직접 짝을 짓는 일은 경계한다.

이제 두 그룹 자체가 서로 시장 다변화와 경제안보를 목적으로 빠르게 통합되는 추세다. 나아가 트럼프의 미국이 세상을 외면한 사이 중국이 다시 기회를 노릴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일부 비동맹 국가는 대미관계가 거듭 꼬이면서 점차 중국에 손을 벌린다. 미국의 전통 우방들조차 트럼프의 관세폭격에 대응해 조금씩 중국에 대한 불신을 거두고 있다. 과연 미국을 대신해 또 중국의 흡인력을 넘어 세계 경제의 새로운 번영을 이끌 무역시스템은 가능할까. 계엄과 탄핵파문을 딛고 새 출발을 준비하는 우리도 절대 좌시할 수 없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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