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이래 커다란 변화가 급속히 진행된다. 경제적 측면에선 대외적으로 상호관세가 국가별로 차등적으로 부과됐고 대내적으론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연방정부와 산하기관에 대한 대대적 인원감축을 시행한다.
미국 기사를 살펴보면 벌써부터 이런 변화의 부작용들이 바로바로 시장에, 사회에, 그리고 정치계에 나타난다. 관세 대학살(carnage)이라는 말이 대표하듯 지난 4월2일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한 후 이틀 동안 다우존스지수는 각각 4%, 5.5% 하락해 대략 10% 떨어졌고 양일간 미국 주식가치는 6조달러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미국 소비자의 60% 이상이 퇴직연금이나 주식 같은 투자자산에 투자 중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주가하락은 소비자들의 소비행태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다른 기사에선 관세인상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식료품 10가지로 해산물, 커피, 주류, 소고기, 너츠 등을 열거하며 소비자의 주머니를 걱정했다.
문제는 이런 국가별, 품목별 대응정책이 정책상 변화를 넘어서는 글로벌 질서의 변화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장기간 주도한 글로벌 리더십에 공백(vacuum)이 생겼고 미국의 라이벌 국가들이 부지불식간에 그 공백을 메꿀 것이라는 우려다. 특히 그간 미국이 일군 점심식탁에서 얼마나 빠르게 중국이 식탐을 보일지에 대한 경계와 비관적 견해를 언론에서 쉽게 살펴볼 수 있었다.
미국 내 중국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은 이런 상황에서 전혀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편다. 최소한 미국의 정책변화로 글로벌 리더십 구도가 제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는 중국 등 라이벌 국가가 취할 전략은 '조용한 기다림'(Tranquil Waiting)일 것이란 논의가 주류인 듯하다.
사회적 가치 측면은 또 어떤가. 이민자로 구성된 미국 사회를 융화하기 위해 추진한 다양한 DEI(다양성, 형평, 포용) 정책이 전격적으로 역풍을 맞았다. 소위 DEI 이니셔티브는 트럼프 2기 정부의 기조와 맞지 않다는 측면에서 관련 보조금들이 규제당국의 권능이 미치는 범위부터 차례차례 축소·폐지된다.
심지어 이런 사례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말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LA다저스팀이 지난 8일 백악관을 방문했는데 몇 명의 선수가 불참한 것이다. LA다저스는 한낱 야구팀이 아니라 미국 역사의 한 부분이며 시대변화의 에이전트라는 점에서 트럼프행정부의 반이민정책이나 DEI정책의 퇴조에 대해 견해를 표출해야 한다는 움직임이다.
트럼프행정부는 올해 4월2일을 '해방의 날'로 브랜드화했다. 이에 반해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제목은 '파멸의 날'(Ruination Day)이었다. 같은 이벤트를 두고 상반된 평가가 나오는 양상이다. 최근 미국 기사에서 본 문구가 뇌리에 남았다. 나폴레옹이 언급했다는데 '당신의 라이벌이 실수를 하고 있다면 그를 헛갈리게 할 어떤 행동도 하지 마라'였다. 우리는 현재 이뤄지는 세상의 변화를 진정 엄정한 눈으로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