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문제에서 한 걸음 물러섰다. 4월 초 발표한 상호관세 시행을 90일 유예했다. 다수의 전문가는 트럼프가 관세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백악관의 고관세 정책이 지속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관세의 향방을 좌우하는 고차방정식의 해법은 복잡하다. 트럼프행정부는 재정과 무역이라는 해묵은 쌍둥이 적자를 해결하려 한다. 이를 위해 고관세 부과라는 극약처방을 동원했다. 관세로 외국산 제품의 수입을 줄여 무역수지를 개선하려고 한다.
동시에 늘어난 관세수입으로 연방정부의 세수를 보충해 재정적자도 줄이려 한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하고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를 늘리려 한다. 관세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 트럼프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고관세를 밀어붙였다,
관세부과가 다른 문제를 야기하기 시작하면 긍정적 효과는 부정적으로 바뀐다. 문제의 해법도 복잡해진다. 관세부과는 우선 물가를 불안하게 한다. 트럼프와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물가문제에 긍정적이다.
2018년 중국에 20% 이상 관세를 부과했지만 물가는 안정됐다고 주장한다. 당시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된 것은 중국이 적극적으로 타국을 우회해 미국에 수출하는 편법을 썼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미국에 대한 직접수출 비중은 크게 하락했다.
트럼프의 10% 보편관세와 상호관세는 중국의 우회수출을 무력화한다. 이는 동시에 물가 영향 최소화라는 효과도 봉쇄한다. 트럼프가 관세부과를 고집하면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미래로 갈수록 물가불안이 더 커진다.
최근 미국 채권시장의 발작은 물가불안의 가능성을 반영한다. 채권 수익률이 급등하자 모기지 금리가 올랐고 주가는 폭락했다. 채권가격은 중국과 일본이 국채를 팔았기 때문이라기보다 물가상승을 우려한 헤지펀드의 매도로 촉발됐다.
또한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악화하면 달러화 가치가 위협받는다. 물가가 불안해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단기적으로 달러화 가치는 오른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으로 달러의 구매력이 떨어지면 달러화는 약세로 갈 수밖에 없다.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위태로워진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미국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면 주가는 빈사상태에 빠진다.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면 첨단기업의 상장과 유상증자를 통한 운영자금 마련이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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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무엇일까. 달러화 가치를 유지하면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고관세를 부과하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제2의 플라자합의를 통한 인위적인 달러화 가치절하도 해법이 아니다. 이에 집착할수록 자본시장이 불안해져 목표달성에서 멀어진다.
장기적 해법도 정공법에 있다. 비관세 장벽을 통해 불공정 무역관행을 견제하고 R&D 투자를 지원해 AI,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면 된다. 그 결과 장기적 경제성장이 본궤도에 오르면 쌍둥이 적자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트럼프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