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3일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각종 라면이 판매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1분기 농식품 수출액이 24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해 작년에 기록한 역대 1분기 최고 수출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1억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보인 가공식품 중 라면이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했고, 연초류(14.5%)와 소스류(9.1%) 등의 증가율이 높았다. 라면 수출액은 3억 44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연초류 2억 6100만 달러, 소스류 1억 100달러로 집계됐다. 2025.04.03.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07/2025072918151513600_2.jpg)
1964년 2월7일은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진 날이다. 영국의 전설적인 4인조 록밴드 비틀즈가 '아이 원트 투 홀드 유어 핸드(I Want To Hold Your Hand)'란 곡으로 빌보드 차트 정상에 등극한지 엿새만인 이날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날아갔기 때문이다. 뉴욕 JFK 공항에 내린 이들을 보기 위해 200여명의 취재진과 1만여명의 팬들이 몰려든 이 순간은 훗날 '영국의 침공'을 의미하는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의 서막을 알리는 장면으로 평가되며 문화계를 중심으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이후 비틀즈는 당시 가장 큰 대중음악 시장이었던 미국에서 전무후무한 성공을 거두면서 영국 음악의 전 세계적 유행을 이끈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문을 열어젖혔다.
서두부터 비틀즈 얘길 꺼낸 건 최근 K푸드와 K뷰티를 필두로 'K웨이브(한류)'에 올라탄 K리테일(소매)과 K패션, K콘텐츠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산업적 성과가 자연스레 'K인베이전(Korean Invasion·한국의 침공)'을 떠올릴 만큼 심상치 않아서다. 일단 불닭볶음면(삼양식품(1,190,000원 ▼29,000 -2.38%))과 초코파이(오리온(139,200원 ▲600 +0.43%))가 달궈놓은 K푸드 열풍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 기업'을 목표로 내건 국내 1위 식품업체 CJ제일제당(222,500원 ▼8,000 -3.47%)과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이 40%가 넘는 농심(450,500원 ▼2,000 -0.44%)의 행보가 눈에 띈다.
CJ제일제당은 이미 성장세가 확인된 미국·유럽에 생산기지를 확충하는 동시에 한국의 생활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250만개가 팔린 비비고 김밥(냉동김밥)에 더해 연간 1조원이 넘는 냉동만두 시장 장악에도 나섰다. 이를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공장을 건립했으며 오는 9월부터 일본 전역에 비비고 만두를 공급키로 했다. 올해 첫 해외 현장경영으로 일본을 찾은 이재현 CJ(228,000원 ▼4,000 -1.72%)그룹 회장이 "한류 열풍은 K컬처 해외 확산의 결정적인 기회"라며 "비비고 등 준비된 일본 사업이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고 독려한 것도 같은 맥락인 셈이다.
농심도 지난달 9일 라면 종주국을 내세우는 일본의 하라주쿠에 아시아 첫 매장이자 글로벌 2호점인 '신라면 분식'을 오픈하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신라면 분식'은 세계 주요 관광지에서 신라면의 매운맛과 농심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지난 4월 페루 마추픽추를 시작으로 운영 중인 라면 체험공간이다. 신라면 분식 2호점은 오픈런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현지 '핫플(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앞서 농심이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함께 준비한 '신라면 툼바'도 초도물량 약 100만개가 출시 2주만에 '완판(완전판매)'되며 일본 내 확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K인베이전' 선봉에 선 K뷰티 역시 마찬가지다. 간판 선수인 '아모레퍼시픽(161,000원 ▲1,600 +1%)'과 'LG생활건강(276,500원 ▲500 +0.18%)'이 떠받치는 산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전세계 최고 수준의 화장품 R&D(연구개발) 인프라와 생산력을 갖춘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인 '한국콜마(72,400원 0%)'와 '코스맥스(203,000원 ▼6,000 -2.87%)', 아이디어와 마케팅력으로 똘똘 뭉친 인디·중소브랜드, 이들 기업을 전세계 소비자와 연결시키며 국내·외 H&B(헬스앤뷰티) 유통채널과 시장을 이끌고 있는 'CJ올리브영', 미국·유럽 등으로 유통망을 넓히고 있는 화장품 플랫폼 '실리콘투(43,000원 ▼100 -0.23%)' 등이 협력하면서 전방위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55억 달러(약 7조45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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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올해 10월 편의점 산업의 본고장인 미국(하와이)에 업계 최초로 진출하는 CU는 현재 몽골(480개점)·말레이시아(160개점)·카자흐스탄(40개점) 3개국에 총 68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600여종의 상품을 유럽과 북미, 중동, 아시아 등 30여개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GS25는 할인잡화점의 대명사 '돈키호테'와 손잡고 편의점 강국 일본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마트24도 중국과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총 7개 국가에서 PB(자체브랜드) 상품을 팔고 있다. 대형마트인 롯데마트와 이마트(111,300원 ▼6,300 -5.36%)는 동남아시아 지역을 거럼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1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은 대만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승부를 띄웠다.
때마침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도 "대한민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시대를 개척하겠다"는 'K이니셔티브' 비전을 전면에 내건 만큼 'K인베이전'에 참전 중인 우리 기업들을 지원하는데 총력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 트럼프발 관세 폭탄과 중국의 제조업 굴기 등으로 고전을 겪고 있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도모할 길이 보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