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8년 만에 검찰청이 폐지된다. 검찰청 폐지는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6년 9월부터 시행되지만 신설되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제자리를 잡을 때까지 혼란이 예상된다. 여권이 검찰청 폐지법안을 급하게 밀어붙이면서 빠진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 등 후속과제가 남아 있다.
후속과제 중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제2의 검찰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 게 시급하다. 국무총리실 산하 TF팀은 유예기간에 구체적인 안을 준비한다고 하지만 여야와 당정 간에 이견이 커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TF팀은 무엇을 할 것인가. 우선 여야의 이견사항을 찾고 시민단체,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안을 제시하는 게 최선이다. 특히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정부를 선언한 만큼 국민주권의 핵심인 풀뿌리 지역주민들의 주민자치가 보장되는 형사사법체계 방안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미국의 주민자치형 형사사법체계(기소배심제, 판결배심제, 검사장직선제)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여야와 여권 강온파는 왜 과도할 정도로 싸우면서 혼란을 키우는 걸까. 정작 검찰개혁의 목표와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법률체계가 어떤 모델인지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 정치권이 '기승전 검찰·사법부 해체'와 '정치탄압 대 복수정치'라는 혐오대결의 프레임에 빠진 것은 대안부재를 의미한다.
검찰은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국가를 대변하는 형벌권을 갖고 '실체적 진실의 발견자'로서 권력형 비리를 파헤치는 정의의 상징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편향적 수사, 선택적 기소, 권력과의 유착이라는 허물을 남겼다. 이런 검찰의 이중적 속성을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그 이중성은 검찰 자체의 속성이라기보다 '대륙법체계 속 검찰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통법체계'에 들어간다면 그 속성이 달라질 수 있다.
흔히 대륙법체계는 사실과 진실은 검사와 판사 같은 전문가들이 찾아야 한다고 본다. 반면 보통법체계에서 이것은 시민배심원들 앞에서 당사자들이 다투는 공방 속에서 드러난다고 본다. 또한 전자에서 법은 '권력자들이 만드는 것'(실정법)으로 보는데 반해 후자에서 법은 경험축적을 통해 '자라나는 것이라는 것'(판례법)으로 본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그래서 전자는 관료제, 후자는 민주제와 친화적이다.
여권이 검찰개혁의 목표로 독일식 대륙법계 소송구조(직권주의)를 따를지, 영미식 보통법계 소송구조(당사자주의)를 따를지를 분명하게 정했다면 갈등과 혼란이 적었을 것이다. 현재 여권은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통해 보통법체계로 이행하려고 하면서도 재판절차에선 대륙법체계를 따르는 모순을 보여주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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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혼란을 줄이기 위해선 형사사법체계를 보통법체계로 할 것인지에 대해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수사를 보통법체계로 변경하고자 한다면 재판도 그것과 짝을 맞추는 게 좋다. 영미처럼 기소와 유무죄 여부는 주민배심원들이 판단하고 형량은 판사들이 결정하는 '당사자주의'를 도입해 대배심제·소배심제를 운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