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학교 관련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 사건들을 처리하면서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먼저 얼마 전 지인의 자녀가 같은 반 친구들에게 학교폭력을 당해 고민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친구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하던 중 몇몇 가해자가 아이에게 문자와 SNS로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가하며 답장을 요구했다. 지인인 학부모는 학교 혹은 교육청에 신고한 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의 절차대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지 내게 질의했다.
나는 이 사건을 법률에 따라 처리하기보다 담임선생님을 통해 가해자로부터 사과를 받고 재발방지를 계획하는 비제도적 방법을 권했다. 학교폭력 신고 이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개최되고 변호사가 개입된 이후에는 사건이 어떻게 발전할지 피해자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 사이 괴롭힘의 경우 중대범죄가 함께하는 매우 심각한 극단적 사례를 제외하면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발생하는데 경우에 따라 가해자가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피해자를 신고하는 사례도 많다. 그 이후엔 피해자도 진흙탕 싸움을 각오해야 한다.
비제도적 해결에서 문제는 담임교사가 얼마나 성의를 갖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에 있다. 학생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교사가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개입하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객관적·중립적 문제해결을 지향한다는 이유로 사건의 중재나 화해에서 어떠한 역할도 하기를 거부한다. 사실 교사의 방관자적 태도는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는데 사건에 열심히 개입한 끝에 가해자나 피해자의 학부모로부터 공격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른 자문사례는 교사들이 관리자인 교감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다는 사건이었다. 가해자의 주된 괴롭힘은 업무상 부당한 지시를 지속적·반복적으로 가혹한 언어폭력을 동원해 하는 것이었다. 교사들은 집단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고통을 당했고 교감의 지속되는 괴롭힘에 정신과 진료를 받거나 심지어 교직을 사직한 경우까지 있었다. 피해교사들은 각각의 가해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괴롭힘이 맞는지 자문을 구했는데 최근 하급심 판결들의 사례에 비춰 가해로 인정된 경우가 다수 확인됐고 나는 이들 피해교사에게 법률적인 대응방법을 조언했다.
현재 피해교사들은 장기간 교감의 괴롭힘 행위를 참다가 집단적으로 교육청에 괴롭힘 신고를 하기에 이르렀고 관할 교육청이 이 사건을 조사 중이다. 교육청의 조사 이후 처분에 따라 피해자들은 다양한 법률적 구제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최근 OECD가 주관한 조사에 따르면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하는 교사의 비율에서 한국이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고 한다. 교사들은 주요 스트레스 원인으로 '학부모 민원대응'(56.9%)을 가장 많이 들고 뒤이어 '과도한 행정업무'(46.9%) 등을 꼽았다고 하는데 이들이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주요 이유의 구체적인 장면이 앞서 살핀 2가지 자문사례와 직접 맞닿아 있기도 하다.
모든 일상을 법률로 재단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들 사이의 경미한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가급적 법률 이외의 대안적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어른들 사이의 일상적 폭력이라 할 수 있는 괴롭힘에 대해서도 가급적 중재와 화해를 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반복되는 폭력들에 대해서는 법과 제도가 적절하게 개입하는 순간 역시 필요하다. 법이 도덕의 영역에서 최소한으로 작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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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선생님은 미성년자들에게 지식이나 기술, 바람직한 인성 등을 갖도록 가르치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하도록 국가로부터 자격을 부여받은 자들이다. 학교의 안과 밖에서 교사들의 진정한 역할이 발휘되도록 세심하게 법과 제도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