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독선에 들끓는 대학… '원인은 교육부?'

총장 독선에 들끓는 대학… '원인은 교육부?'

최민지 기자
2016.08.02 16:54

"사립대 재정 악화와 교육부의 경쟁적 재정지원사업이 학교의 독단적 행태 불러"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대하며 엿새째 이화여대 본관 점거 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 졸업장 복사본이 부착되어 있다.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교육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발해 지난달 28일부터 본관 건물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016.8.2/뉴스1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대하며 엿새째 이화여대 본관 점거 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 졸업장 복사본이 부착되어 있다.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교육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발해 지난달 28일부터 본관 건물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016.8.2/뉴스1

이화여대 총장이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 일정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학생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이화여대 졸업생과 교수, 타 대학 학생회까지 이대 재학생들을 지지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대학구조개혁평가부터 올해 PRIME(산업연계교육활성화) 사업까지,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이 연이어 대학사회를 들끓게 하며 이화여대 학생들에 대한 공감 여론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2일 페이스북 계정 세이브아워이화(www.facebook.com/saveourewha)를 통해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과 평의원 교수진은 여전히 불통의 구조로 모든 사업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경찰병력을 투입한 최경희 총장은 스스로 사퇴의사를 밝히고,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을 비롯한 모든 대학 구조조정 사업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졸업생들은 이날 오후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에 반대하며 졸업장 반납 시위도 벌였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전일 미래라이프대학과 관련한 모든 일정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학생들의 행보에 교수와 타 학교 학생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화여대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인 김혜숙, 정문종, 정혜원 교수는 1일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미디어 보도가 있기 불과 이틀 전 교무처가 교수님들께 처음으로 한 통의 메일을 보낸 것은 직업대학의 설립에 대한 충분한 의사소통이 아니다"라며 "졸속으로 이뤄진 직업대학의 설립을 즉시 철회할 것을 단호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고려대, KAIST, 경희대, 연세대(사회과학대), 동국대, 동덕여대, 한신대 등 다양한 사립대 학생회도 공식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이화여대의 시위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의 투쟁이 대학사회에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원인은 무엇일까. 교육계에서는 교육부 재정사업의 반강제성, 이를 위시한 대학 본부의 독단이 일상화되면서 학생과 교수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는 진단을 내놨다.

교육부가 올해 시행하는 주요 재정지원사업은 PRIME(산업연계교육활성화), CORE(인문역량강화), LINC(산학협력), ACE(학부교육), CK/SCK(대학특성화), BK21+ 등이다. 여기에 고교교육정상화 사업 등 정책 목적에 의해 진행되는 사업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예산 규모도 상당하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교육부를 비롯한 다영한 부처에서 4년제 사립대학에 지원하는 금액 규모는 연간 4조원 가량이며 교육부만 해도 올해 학자금 등 총 2조원이 넘는 돈을 대학에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교육당국이 대학 등록금 동결 정책을 펴고 학교 재정이 열악해지자 대학 측은 구성원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 경쟁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화여대와 마찬가지로 학교 측이 학생 몰래 학과 구조조정을 진행해 반발을 산 중앙대·건국대 사태, 프라임사업으로 분규를 겪은 인하대 사태, 총장 직선제를 주장하며 교수가 투신자살한 부산대 사태 등도 같은 맥락에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경쟁적 재정지원사업을 줄이지 않는 한 같은 사태가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지난 2004년 이후 정부가 대학재정지원 정책 기조를 선별된 특정 학교에만 지원금을 주는 특수목적 형태로 전환하면서 재단이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는 정부가 각 대학 학생 수에 맞춰 돈을 주는 일반지원금을 늘리는 대신 대학 역시 재정투명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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