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경쟁력·투자 잠재력 매력에
중화권 컬렉터 1년새 40% 증가
9월 행사 앞두고 현지 홍보 분주
"중국인 컬렉터(수집가)들은 흥정을 잘 하지 않아요. 작품이 괜찮다 싶으면 바로 2~3배를 부르죠."(종로구 갤러리 대표)
우리 미술시장이 중국 컬렉터들을 겨냥한 마케팅을 확대한다. 국내 미술경매나 아트페어를 찾는 중국인들의 발걸음이 대폭 늘어나면서 새로운 주 소비층으로 자리잡았다. 이들의 구매력을 기반으로 쪼그라들었던 시장규모를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진다.
30일 미술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갤러리나 경매에서 중국의 참여가 크게 늘어났다. 미술계에서는 중국과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중화권 컬렉터·갤러리가 참여하는 미술거래가 전년 대비 최소 30~40% 이상 증가했을 것이라고 추산한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 미술경매가 대표적인 사례다. 예상가가 수억원에 이르는 작품이 출품됐다 취소됐는데 중국 수집가가 예상가의 수배에 이르는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한국 미술품에 대한 수요가 뚜렷한 까닭은 높은 투자 잠재력에 있다. 갤러리 사이의 '물밑거래'가 많은 일본이나 이미 가격이 비싼 영미권 국가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차별화한 대안투자라는 인식이 중국 수집가 사이에 자리잡아서다. 지난 1월 중국의 문화재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수집범위가 넓어졌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개정안에 따르면 중국인들도 합법적으로 문화재 수집품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수집가들의 장점은 거래규모다. 원하는 작품이 있다면 '백지수표'를 내밀어서라도 거래를 성사시킨다. AMMA(아트론아트마켓모니터링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 8000만여명의 수집가가 있으며 이 중 20%가 고소득층이다. 지난달 중화권 수집가에게 수천만 원의 작품을 판매한 한 갤러리 대표는 "중국의 수집가들은 적정가가 따로 없다"며 "2~3배의 돈을 지불하더라도 손에 넣고야 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한국 미술시장이 중국 수집가들에게 기대를 거는 것도 이같은 성향 탓이다. 세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매년 12조원 넘는 미술품이 거래되며 일본의 거래액도 조단위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2022년 1조원을 찍은 뒤 지속 감소해 6000억원대(2024년 기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올해도 주요 경매에서 억단위 거래가 줄어드는 등 침체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중국 공략에 성공하면 본토뿐만 아니라 중화권 국가들의 수요도 덩달아 치솟는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만이나 싱가포르 등 시장이 대표적으로 이들은 중국 상류층과 문화를 공유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세계 최대 경매사인 소더비는 지난 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현대미술 경매에서 미술품 62점을 총 1310만달러(약 186억원)에 낙찰시키며 2023년 이후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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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는 중국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오는 9월 열리는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프리즈가 대표적이다. 참여 갤러리들은 중국 수집가 전담인력을 늘리거나 현지 홍보를 확대하는 등 분주하다. 부산 지역의 한 갤러리는 숙박·교통까지 지원한다는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다. 모두 이들이 쓰는 비용 때문이다. 미술계 관계자는 "앞으로 몇 년간 우리 미술시장의 흥행은 중국 '큰손'에게 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