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은 매년초 새해맞이 사자성어를 내놓는다. 새해 희망을 담는다는 취지인데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는 게 대부분이다.
2007년의 사자성어는'반구제기(反求諸己)'. '화살이 적중하지 않더라도 자기에게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맹자(孟子)'에 나오는 문구에서 유래됐다. "활을 쏘아서 적중하지 않더라도 나를 이긴 자를 원망하지 않고 돌이켜서 자기에서 그 원인을 찾을 따름입니다(發而不中 不怨勝己者 反求諸己而已).
교수들이 '반구제기'란 말을 해 주고 싶었던 대상은 노무현 대통령. 자기 탓을 하기보다 남 탓하는 데 대한 일침이었다.
최근에는 장상 전 민주당 대표(통합과 창조 포럼 대표)가 이 말을 인용했다. '대통합'이 지지부진한 데 따른 반성 과정에서 나왔다. 대통합이 안 되는 이유를 다른 세력에게서만 찾고 비판만 할 뿐 정작 대통합을 위한 노력을 하지 못하는 범여권 현실을 비꼰 것.
그런데 8월초 더위 속 정치권을 둘러보면 '반구제기'를 실천하는 이를 찾기 힘들다. '대통합신당'이나 독자 생존을 꿈꾸는 민주당이나 눈치를 보고 있는 열린우리당 등 책임을 남에게 돌릴 뿐 '내탓이요'라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국가 지도자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차기를 책임지겠다는 인사들도 내 탓보다 남 탓하기 바쁘다.
"나의 실패에 책임질 사람은 나 자신 외에 아무도 없다. 나 자신이 바로 나의 큰 적이자 비참한 운명의 원인이다." 나폴레옹의 말이다.
백일천하 후 깨달은 교훈이었지만 그에게는 더 이상의 기회가 없었다. '반구제기'는 노 대통령뿐 아니라 차기를 꿈꾸는 이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