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떴다, 차기 대권 밑그림 그려져"

"잠룡 떴다, 차기 대권 밑그림 그려져"

김선주 기자
2010.06.03 02:03

힘받는 김문수·한명숙… 미지수 오세훈

차기 대선 밑그림이 그려졌다. 18대 대선이 치러지는 2012년 12월까지 남은 시간은 2년6개월. 6·2지방선거는 여·야 잠룡들의 각축장이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재선에 성공하며 여당 차기 주자 자리를 굳혔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꺾고 신승(辛勝)하면서 대권에 한 걸음 다가섰다.

비록 낙선했지만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치적 가능성을 보이며 범야권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여권 잠룡= 박근혜 전 대표 '원톱' 체제에 김문수 지사가 가세하면서 '1강(强)1중(重)' 구도가 형성됐다. 절대적 1인자가 잠시 주춤한 사이 잠룡이 약진했다.

한나라당이 '선거의 여왕' 없이 치른 선거에서 서울·인천을 뺏기며 사실상 패배함에 따라 박 전 대표의 입지는 강화됐다.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겠지만 여전히 차기 대권 주자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지율이 올 상반기 내내 20~30% 박스권에 갇힌 것은 취약점이다.

지난해까지 40%대였던 지지율이 올해 초부터 꾸준히 하락, 지난 1일 역대 최저치인 25.1%를 기록한 것. 이미 세종시 원안 고수로 수도권 입지는 좁아졌다.

정몽준 대표는 경기 지역은 겨우 지켰지만 지방선거의 꽃인 서울을 빼앗기면서 패장이 됐다.

'승계직 대표' 꼬리표를 떼고 당권에 도전, 차기 대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오세훈 시장은 재선에 실패하면서 '포스트 MB'로의 도약이 좌절됐다. 당 내 입지가 취약한 편이라 향후 정치적 행보는 미지수다.

'리틀 MB'로 불리며 잠재적인 대권 후보로 꼽혀 온 김문수 지사에게 이번 선거는 일대 전환점이다.

노풍(盧風)의 전면에 선 유시민 전 장관과의 정면 승부에서 이기면서 대선 주자로 몸집을 키웠다.

다만 전임자들(손학규·이인제)이 대선에서 별다른 파괴력을 보이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대권 연착륙을 장담하기 어렵다.

◇야권 잠룡= 선거기간 내내 오세훈 후보에게 밀리던 한명숙 전 총리는 막상 뚜껑이 열리자 무서운 속도로 오 후보를 위협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0.2%p 차이로 오 후보를 추격, 한나라당의 간담을 서늘케 하더니 결국 역전했다.

다만 선거 직전 잇따라 열린 TV토론회에서 순발력과 기민함을 보이지 못한 점은 대선 주자로 취약점이다.

'한명숙' 개인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정권 견제 심리가 표로 연결됐다는 점도 한 전 총리의 과제다.

유시민 전 장관은 승패를 떠나 야권 잠룡으로 급부상했다. 신생 정당인 국민참여당 후보가 제1야당인 민주당 후보를 꺾고 단일후보가 된 것 자체가 파란이었다.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과 잇따라 후보단일화에 성공, 야권 연대의 상징이 됐다. 비록 졌지만 호전적인 이미지가 상쇄되고 통합 능력이 부각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영남 출신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경북 경주 출신인 그는 낙선하긴 했지만 대구에 출마한 적 있다.

호남 지분을 노리는 평화민주당이 캐스팅보트가 되서 국민참여당과 연대한다면 영·호남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지역구도 타파에 앞장설 수 있다.

대선 주자로서 민주당 '정세균·손학규·정동영' 트리오의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이라는 점도 유 전 장관에게 유리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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