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가 12일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오는 22일 열리는 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에 야당은 미국으로 출국한 라 회장의 조기 귀국을 촉구한 반면 여당을 야당을 겨냥해 정치 공세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라 회장 증인 채택과 관련해 "당연히 조기 귀국해 본인을 위해서도 해명하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그런 혐의가 있는 분을 검찰에서 출국 금지조치를 하지 않았나"라며 횡령과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라 회장의 해외 출국을 사실상 방조한 검찰에 화살을 돌렸다.
전병헌 정책위의장도 "여야가 증인 채택을 합의한 만큼 당사자가 조기 귀국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생겼다"고 말했고 정무위 소속 조영택 의원은 "불출석할 경우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은 야당이 라 회장 문제를 정권 차원의 문제로 확대하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또 야당의 요구로 라 회장의 증인 채택에 동의하기는 했지만 라 회장이 출석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정무위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은 "야당에서는 라 회장이 연임하는 과정에 현 정부가 연관됐다고 하는데, 라 회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회장을 했던 사람"이라며 "자기들이 잘못한 것을 간과하고 정권과 연결시키는 것은 정치적 공세"라고 주장했다.
이어 "라 회장 문제를 처음 제기한 것도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라며 "이건 회사의 문제지 정권차원의 문제로 보는 것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라 회장을 감싸는 것처럼 보여 정치적 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증인 채택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국감 증인 출석에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라 회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는 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이 마지못해 증인 채택에 동의해준 것을 '짜고치는 고스톱'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당초 증인 채택에 반대하다 라 회장이 외국으로 출국한 이후 동의해준 것은 문제가 있다"며 "나쁘게 보면 치부를 감추기 위한 것이고 속된 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