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재에 中역할 결정적, 정작 中은 '시큰둥'…관계악화 우려도
정부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각 공조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국, 일본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중국을 압박,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외교장관의 예정됐던 방한을 돌연 취소하는 등 냉랭한 기류를 보이고 있어 '압박공조 카드'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미·일 3각 공조, 中 전방위 압박= 정부는 미국, 일본과의 긴밀한 공조를 강화하면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각국 정상들과 입을 모아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한편으로는 미국과 합동군사 훈련을 감행키로 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25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안보경제점검회의를 열어 중국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배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북한의 도발 사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연일 미국, 일본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과 접촉하면서 중국의 '역할'과 '태도'를 촉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24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간 나오토 일본 총리 등과 잇따라 전화통화를 갖고 중국의 역할 등에 대한 입장을 교환한 뒤 "그 동안 북한이 부인해왔던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드러났고, 북한 스스로 민간인에 대해 도발한 것을 밝힌 만큼 중국도 협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무상과 잇따라 전화통화를 갖고 공조 체계를 논의했다. 특히 김 장관과 클린턴 장관은 중국이 반발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과 관련, 북한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큰둥한 中, 관계악화 우려도=정부가 '중국의 역할'을 촉구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 국제사회의 제재 과정에서 중국의 입장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천안함 사태 당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 '북한 규탄'을 적시하지 못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중국의 미온적인 반응이 지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이 한·미·일 등이 기대하는 '역할'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26일 방한 예정이던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돌연 일정을 연기하는 등 중국이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는 방한 연기의 배경을 '일정상의 사유'라고 통보했지만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참여하는 서해 한미 합동훈련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것이 외교가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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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최신예 군사기술이 집약된 조지 워싱턴호가 서해에 들어온다면 화북지방과 요동반도는 물론 중국의 심장부 베이징까지 미국의 시야에 들어가게 된다. 천안함 사태 이후 서해상에서의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반발한 바 있는 중국으로서는 그냥 넘기기 어려운 대목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한·미·일 3국의 압박 공조로도 중국을 움직이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난 천안함 외교 당시의 대중관계 악화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중외교 전문가는 "한미동맹에 무게 중심을 두되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실용외교'에 걸맞게 대중 외교에서도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함께 'G2'로 부상한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미·일 공조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 '강수'만을 두는 것은 천안함 사태 당시와 같은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