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들이 꿈틀댄다…與 대권주자 행보 본격화

잠룡들이 꿈틀댄다…與 대권주자 행보 본격화

도병욱 기자
2011.09.04 15:37

한나라당 내 잠룡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활동 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스킨십 정치 시작하는 박근혜=잠룡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자랑하는 박근혜 전 대표는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국회 외부에서 열리는 행사 참여 빈도를 늘리고, 언론과 접촉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지난 3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장과 세계육상선수권 대회가 열리는 대구스타디움을 찾은 것이 대표적이다.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피력하는 일도 잦아졌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기자들의 질문에 최대한 말을 아끼던 평소 모습과는 달리 작심한 듯 말문을 열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향해 "시장 직을 걸 일은 아니었다"고 지적했고, 서울시장 후보로 꼽히는 나경원 최고위원을 우회적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하루 뒤인 1일에는 외교와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해외 순방 등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기자간담회를 자제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는 최근 미국의 격월간지 '포린 어페어스'에 외교와 남북관계를 주제로 기고문을 싣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향후 국정감사와 정기국회를 통해 정책 행보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지난 대선 경선 패배 이후 4년 동안 준비한 정책 구상의 결과를 내놓는 셈이다. 이미 발표한 복지와 통일 정책 외에 재정과 교육,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 틀을 제시할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박근혜 일화까지 공개한 MJ '각 세우기' 전략= 정몽준 전 대표도 대권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의 행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박 전 대표에 대한 공격이다. 지난달 이후 연일 박 전 대표를 비판하고 있다.

오 전 시장에 대한 박 전 대표의 비판에 대해 "너무 한가하신 말씀"이라고 평가했다. '포린 어페어스' 기고문에 대해서는 "대학교수가 써줬다는 글 잘 봤다"며 대필 의혹을 제기했다.

"박 전 대표도 당론을 정하는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며 박 전 대표가 의원 연찬회에 참석하지 않은 사실을 꼬집기도 했다. 박 전 대표와 홍준표 대표가 나 최고위원을 겨냥하자 "홍 대표와 박 전 대표가 카르텔을 맺었냐"고 비판했다.

자서전을 통해서는 박 전 대표와의 악연을 소개했다. 그는 4일 발간한 '나의 도전 나의 열정'이라는 저서를 통해 박 전 대표와 얼굴 붉힌 사연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주로 박 전 대표가 자신에게 화를 낸 사연들이다. 박 전 대표 측은 정 전 대표의 행보를 "유치한 공세"라고 비판하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친이계 반격 나서나= 친이(친 이명박)계 잠룡의 행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좌장인 이재오 전 특임장관의 당 복귀 때문이다.

그는 "토의종군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친이계가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세 규합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자신을 포함해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 전 대표 등 범 친이계 주자들을 교통정리 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현재는 박 전 대표가 앞서고 다른 주자들이 그 뒤를 따라가는 형국이지만 서울시장 선거와 총선 등 큰 이슈들이 남아있다"며 "당내 권력 지형도 복잡한 상황이라 잠룡들의 수 싸움이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