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없다" 폐기된 사업 재추진 논란… 표심 얻기 전형적 포퓰리즘 정책 지적
'4대강 사업'에 대한 반작용으로 대규모 토목사업을 하지 않겠다던 여야 정치권이 10조원 이상을 투입해야 하는 신공항 건설 프로젝트를 다시 들고 나와 논란이 예고된다.
동남권 신공항은 당초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추진됐다. 현 정부 출범 후 4년간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등 후보지에 대한 입지 선정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지난해 3월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최종 폐기됐다. 엄밀한 경제적 효과 분석 없이 추진된 신공항 건설은 영남권 내부의 극심한 지역갈등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치권의 마구잡이 선거공약의 후유증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여야 정치권은 4·11 총선을 앞두고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부산·경남(PK) 지역 민심을 잡기 위해 신공항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총선공약으로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은 물론 호남, 충청지역까지 아우르는 남부권 신공항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지방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신공항은 국민에게 약속한 것인데 이를 못 지켜 죄송하다"며 "이번 선거에서 지켜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남부권'이란 명칭이 부산이 아닌 밀양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부산지역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당혹한 박 위원장은 "남부권이란 명칭이 특정지역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새누리당 총선공약개발단 국토균형팀장인 조원진 의원은 "지역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공정한 평가 잣대를 마련하면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며 "신공항 건설은 10년 이상 걸리는 대규모 사업이기 때문에 매년 1조원 씩 투입한다면 재원 마련에 별다른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토목공사에 반대한다던 민주통합당도 새누리당에 맞서 신공항 건설에 맞불을 놨다. 전통적 불모지인 PK 공략에 고심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은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공항 건설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하는 문성근 최고위원도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동남권 신공항이 (부산) 가덕도에 자리 잡는다면 육·해·공 물류 중심도시로 부산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 사상을에 출사표를 던진 문재인 상임고문 역시 지역균형 발전을 이유로 신공항 건설에 호의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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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정치권의 신공항 건설 움직임에 포퓰리즘의 전형적 사례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수십 조 원 규모의 복지 공약을 쏟아내는 것으로도 모자라 일찌감치 경제성이 없다고 판정된 10조 원짜리 신공항 토목공사를 지역 표를 얻으려고 추진한다는 것은 명백한 포퓰리즘이라는 것.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신공항 건설은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한 이후에 거론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표심을 끌기 위한 신공항 추진은 결국 여야 모두에게 득이 아닌 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현 정부에서 무산시킨 신공항을 재추진하기 전에 왜 무산시켰는지 여부부터 곰곰이 따져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똑같이 실패한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