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자산가', FIU법에 '벌벌떠는' 이유는?

'거액 자산가', FIU법에 '벌벌떠는' 이유는?

김경환 기자, 김성휘
2013.04.15 18:21

[지하경제 숨바꼭질]野반대에 정보공개제한 합의, 세수 4.5兆서 감소 불가피

박근혜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 지하경제 양성화에 필수적인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일명 FIU법·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대표발의)'의 국회 통과의 키를 정치권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FIU(금융정보분석원)법은 금융위원회 산하 FIU가 보유한 2000만원 이상 CTR(고액현금거래보고)과 금융회사가 각종 범죄혐의 거래를 보고하는 STR(혐의거래보고) 정보를 국세청에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거액자산가들은 FIU법에 대한 공포감은 상당하다. 국세청이 자신들의 현금거래상황이 샅샅이 들여다보면서 세금추징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자신들의 거래현황을 들여다보면서 세금추징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경제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의 체납, 탈법, 자금세탁 등이 국세청에 포착될 수도 있다.

CTR은 2006년 501만 건에서 2011년 1131만건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STR 건수도 2006년 2만4000여건에 불과했지만 2009년 13만6282건, 2011년에는 32만9463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국세청은 이를 바탕으로 세원확충을 자신한다.

실제로 2011년 STR 중 국세청이 제공받은 정보는 7498건으로 전체 2.3%에 불과했지만 국세청은 이를 바탕으로 1232억 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STR과 CTR 전체 정보를 활용하면 연간 최소 4조5000억 원의 세금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원확충이 절실했던 박근혜정부는 반색하며 FIU가보유한 정보에 대한 국세청의 접근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게 이 원내대표가 제출한 FIU법이다. 반면 거액자산가들과 조직범죄자들은 그동안 탈루했던 세금을 추징당하게 돼 FIU법안 제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는 최근 금, 고액권 등에 대한 자산은닉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논의진전은 쉽지 않았다. 국세청이 모든 금융거래 정보를 들여다볼 경우 프라이버시 침해, 정보남용 가능성 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야당 의원들도 국세청에 정보가 집중되는 것을 우려해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금융위도 난색을 표명했다. FIU법 통과가 지연되자 세수 확충을 위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박근혜정부는 국세청을 통해 기업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확대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급기야 15일 여당인 새누리당 내부에서 국세청의 무리한 세무조사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를 제기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지하경제 양성화가 고액자산가들로 하여금 자산을 금이나 고액권으로 바꿔 은닉하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려다 오히려 더 큰 지하경제를 형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이혜훈 최고위원은 "4월 국회에 빨리 통과되어 고액자산가들의 탈세가 근절되길 바란다"며 "탈세근절은 단순히 세수확보 의미뿐 아니라 공정과세, 조세정의, 경제정의 같은 보다 중요한 가치 확립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논란이 확대되자 결국 국세청과 금융위원회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를 일정정도 배제하기 위해 FIU가 보유한 CTR, STR 가운데 세무조사, 체납 징수, 탈세혐의가 있는 경우에 한해 국세청이 관련 정보를 받아보는데 합의하고 정부 입법안을 17일 열리는 정무위 법안심사소위 전에 제출키로 했다.

국세청과 FIU는 정보 제공 뒤 이용이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등을 검증하는 별도의 협의체도 구성키로 하는 등 국세청 역할은 크게 제한될 전망이다. 사실상 FIU의 상시적 접근을 허용하려던 당초 안에서 크게 후퇴한 것.

이 경우 재원 조달 금액도 국세청이 추산한 4조5000억원 보다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박근혜정부의 재원조달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정무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당초 처음 상정된 FIU법은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정부가 이보다 완화된 안에 합의했다고 하니 국회에 제출되면 꼼꼼히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안에 비해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섣불리 판단을 내리기보다 내용을 들여다보겠다는 것.

한편 정무위는 17일과 19일, 22일 등 세 차례에 걸쳐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FIU법안 처리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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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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