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회 이끄는 파워 '재선그룹'

대한민국 국회 이끄는 파워 '재선그룹'

진상현 기자
2013.07.17 06:00

[재선의원을 말한다]상임위 간사, 법안소위 위원장 활약· 중앙정치서도 존재감

#지난 4월 국회에서는 유독 파괴력 있는 법안들이 많이 논의됐다.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대체휴일제 법안, 정년연장 법안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법안 논의를 주도한 것은 박민식 황영철 김성태 의원 등 새누리당 '재선 3인방'이다. 해당 법안을 다루는 각 상임위의 여당 간사이면서 법안심사 소위원장을 맡아 법안 처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년 60세 연장 법안의 경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에 또다른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일부 지도부까지 우려를 표시했다. 하지만 법안 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 법사위, 국회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4월 중순 새누리당 재선 의원들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새 정부 초기 청와대 인사 난맥과 정부조직법 처리 과정에서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른 때였다. 이런 가운데 재선그룹들이 모임을 갖기로 하는 등 세력화 움직임이 포착됐던 것. 이들 재선 그룹들 가운데는 초선 때부터 개혁적인 성향을 보인 이들이 많아 지도부를 향한 본격적인 '쓴소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다. 언론을 비롯한 주변의 과도한 관심 속에 모임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재선그룹들이 갖는 파워를 다시금 느끼게 해 준 계기가 됐다.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 여의도 국회. 이 국회는 누가 끌고 가고 있을까. 여야 각 정당의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 각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을 먼저 떠올릴 수 있다. 당직을 맡고 있지 않지만 김무성 문재인 안철수 의원 등 대선후보급 정치인들도 있다.

하지만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재선 의원 그룹이다. 300명의 국회의원 중 재선의원들은 69명. 148명인 초선의원들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국회에서 이들이 맡고 있는 역할은 절대적이다.

국회의 현안 이슈 대응과 법안 처리는 각 상임위원회를 통해 이뤄진다. 그리고 이 상임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재선 그룹들이다.

우선 각 상임위의 여야 간사를 재선 의원들이 맡고 있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 각 당의 입장을 대변하고 협상하는 역할을 이들 간사들이 맡는다.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상임위원장과는 달리 간사들은 당을 대표해 목표를 관철해야 한다. 그만큼 논리와 투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법안의 틀을 정하는 각 상임위의 법안심사 소위원회 위원장도 재선의원들이다. 각 상임위의 여야 간사 중 1명이 위원장을 맡기 때문이다. 이른바 일감몰아주기 방지를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들을 다수 처리해 지난 6월 국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국회 정무위원회. 이 정무위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람도 법안심사 소위원장인 재선의 박민식 의원이었다. 개정안의 골자가 법안심사 소위에서 결정이 됐고 이 논의를 박 의원이 주도했다.

이들 재선 그룹들은 역량이 어느 정도 검증됐다는 측면에서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자산이다. 한 번 공천 받기도 어려운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 번이나 당선됐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내공을 입증한다.

서서히 중앙 정치에 눈을 뜨게 되는 시기도 재선 때다. 초선 의원들의 경우 국회 시스템에 대한 이해나 지역구 관리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해 중앙 정치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렵다. 4년 이상의 의정 활동 과정에서의 경험과 노하우, 정관계를 아우르는 네트워크 등도 초선들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 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여야 협상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윤상현 새누리당, 정성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재선 의원이다.

이들 재선 그룹들에 주목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 정치의 미래 자산이기 때문이다. 한 번 더 당선돼 3선 이상의 중진이 되면 상임위원장, 원내대표, 당 대표가 될 수 있고, 대선 후보가 될 수도 있다. 정치인으로서의 꿈과 포부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여전히 '후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 정치가 업그레이드되는 열쇠도 이들이 쥐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한국 정치의 미래, 재선의원을 말한다'는 기획을 시작하는 것은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머니투데이는 이번 기획에서 각 재선의원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살아온 길, 정치 입문 배경, 앞으로의 꿈과 포부 등을 깊이있게 들여다볼 예정이다. 한국 정치의 미래를 짊어질 재선의원들에 대한 탐구가 한국 정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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