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00][2014 국감] 구제역 매몰지 오염 문제 지적

"왜 미루나? 협조요청을 할 데가 어디 있나? 땅이 오염됐는데 농식품부 장관이 환경부 탓만 하나?"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 현장에서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불독처럼 물고 늘어지는 유승우 무소속 의원의 질문에 진땀을 흘렸다. 경기도 이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유 의원이 구제역 매몰지 오염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기 때문.
유 의원은 1994년부터 12년간 이천 시장으로 재직하던 경험을 십분 활용, 이 장관을 코너로 몰아붙였다.
유 의원은 "구제역이 발생하면 농식품부는 일괄적으로 매몰하고 그 이후 생각을 안 한다"며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농식품부 방침에 따라 38만마리 중 35만마리를 매몰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고 질의를 시작했다.
이어 "구제역으로 돼지를 매몰한 이후 사후관리를 어떻게 했는지 (농식품부에)자료가 있느냐"며 "매몰지 인근 지하수 및 토양 오염이 단순히 환경부 잘못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장관은 유 의원의 질문에 뾰족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환경부의 정밀 조사 결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유 의원은 구제역 발생시 살처분에 쓰이는 항생제의 독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사람에게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는 항생제를 맞은 가축 1000만 마리가 땅 속에 묻혀 있다"며 "여기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나"고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은 "환경부와 농식품부가 정기적으로 매몰지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항생제 우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고려되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환경부 검사항목에 포함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환경부에 책임을 전가하는 말처럼 들리는 이 장관의 답변에 유 의원은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자꾸 환경부에 미루지 말라"며 "농식품부가 땅을 한 번 버리면, 영원히 버리게 되는 셈"이라고 질타했다.
쌀 관세화 문제가 큰 쟁점을 만들지 못하고 지나가,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던 농식품부 국정감사는 유 의원의 활약에 다시금 활기를 띠었다. 여야 의원들이 모두 차분한 국감을 진행한 가운데 무소속인 유 의원 홀로 고군분투한 것이다.
유 의원은 2012년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이다. 안전행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쳐 지난 6월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 6월에는 공천 헌금의혹으로 새누리당에서 제명됐으나, 경험에서 우러나온 뼈 있는 질문으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내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