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2만톤 이상 크루즈 선박에 외국인 전용 선상 카지노를 허용하는 '크루즈산업 육성·지원법(크루즈법)' 제정안이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국회에 따르면 크루즈법은 육성 기본계획, 전문인력 양성, 크루즈산업 협회 설립, 세제 및 자금 지원, 법률 특례 규정을 총 망라하고 있다.
특히 '관광진흥법의 카지노업 허가 등의 특례' 조항을 담아 해양수산부 장관이 2만톤 이상 국제순항 크루즈 사업자에 카지노업을 허가할 수 있도록 했다. 해수부 장관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협의해 허가에 필요한 사항을 정할 수 있다.
◇통과까지 1년6개월…김재원 "만시지탄"
크루즈법은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2013년 7월 대표발의 했다. 정부의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올 초 여야 합의를 이뤘지만, 세월호 침몰사고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표류했다. 안전을 이유로 해양산업 관련 법안의 논의가 밀린 때문이다.
제정안은 2013년 11월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농해수위 법안소위로 넘어갔다. 다섯 차례 상정, 세 차례 축조심사를 거쳐 지난해 4월25일 수정안이 의결됐다. 공청회 의견을 반영해 우리나라 영해가 아닌 공해상에서만 영업이 가능하도록 한 게 수정안의 핵심이다.
제정안은 4월28일 법제사법위원회로 상정됐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해양산업 육성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커지면서 9개월간 발이 묶였다. 법사위 전체회의에 두 차례 상정된 뒤, 다시 법안심사2소위로 넘어가 논의되는 등 험로를 겪은 것. 다음은 법사위 토론 내용 중 일부다.
"지금 이런 정국 하에서, 이런 시기에 추진해서 통과해야 할 법입니까?…도대체
생각이 있는 겁니까, 없는 겁니까? 이 법은 나중에 통과를 하더라도 좀 갖고
있을 필요성이 있습니다."(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014년 5월2일 법사위 전체회의)
"세월호 사고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크루즈에 대한 진흥 성격의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임내현 새정치연합 의원, 2014년 7월8일 법사위 전체회의)
제정안은 결국 세월호특별법과 배보상법이 마련된 이후 지난 8일 법사위 법안심사2소위에서 의결, 12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만시지탄이다"며 "크루즈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시행 상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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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카지노가 사행업이란 점에서 부정적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김제남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경제활성화를 핑계로 카지노 등 사행업을 합법화 시키고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하는 대표적인 법안이 바로 크루즈법"이라고 비판했다.
◇해수부 한숨 돌리나
법안 통과로 크루즈사업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지난해 처음 크루즈 관련 예산이 책정됐지만, 국회가 '법 제정 후 집행'을 전제로 이를 책정한 까닭에 해수부는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사실 저희들이 금년에 크루즈산업 육성 예산이 10억이 책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예산이 크루즈법이 아직 통과가 안 됐기 때문에 수시배정으로 묶여서 예산 집행을 못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손재학 당시 해양수산부 차관, 2014년 2월20일 농해수위 법안소위)
해수부는 결국 법안이 통과되기 전인 지난해 8월 '제2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을 주최하고 관련 예산 1억9000만원을 집행했다. 한편 해수부의 2015년도 크루즈산업활성화지원 예산은 전년대비 절반 수준인 5억원으로 최종 편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