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대기업, 하청단가부터 올리자"…여야 노동전문가 제언

여야 노동분야 전문가들은 박근혜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혁의 실현을 위해 대기업의 대승적 입장변화와 정부의 노동시장을 보는 관점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머니투데이 the300 주최 '노동개혁, 미래와의 상생 토론회'에서 여야 노동전문가인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과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데 공감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선 '대기업'과 '정부'의 태도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두 의원은 임금피크제가 전면 시행될 경우 이로 인한 비용절감분 외에 대기업이 고용창출을 위해 추가로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는데 공감을 표했다.
이 의원은 "임금피크제로 (축적된 자본만으로) 청년고용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며 "기업이 청년고용을 늘리기 위해 추가로 노력하겠다는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적어도 30대그룹과 금융권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비정규직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며 "비정규직을 줄이려는 노력이 있어야 (고용시장 양극화 해소에도)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 의원은 "그 말에 100% 동의한다"며 "선언에만 그쳐선 노동계의 임금피크제에 대한 동의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무엇보다 대기업이 '하청단가'부터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하청업체의 적정한 이윤을 보장해줄 수 있도록 해서 하청 근로자에게 적정한 임금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며 "대기업들이 계약맺은 하청 파견 비정정규직 조건을 높여주고, 점차 사내 하청 근로자를 자기 직원처럼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도 "기업들은 투자처가 없다는 주장보다는 (불균형상태인) 하청업체의 단가부터 올려줘야 한다"고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3월말 기준 30대그룹의 사내유보금은 모두 710조원 정도. 야당은 이를 근거로 대기업이 엄청난 이윤을 올리면서도 고용창출에는 인색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내유보금이 현금성 자산이라기보다 회계처리상 자산인만큼 당장 여력이 없다는 곳간을 풀기 어렵다는 해석도 있는 만큼 대기업에 숨통을 터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부와 경영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여당과 노동계의 목소리에 무게를 싣는 야당 국회의원들이지만 '우군'들에게도 쓴 소리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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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비정규직 기간 연장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데 (정부가) 논의의 질을 흐렸다"고 꼬집었다. 최저임금 인상의 경우도 최경환 부총리가 '최저임금 대폭확대'를 강조하면서 정부에서 노동계에 줄 협상카드를 스스로 버렸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도 조직력을 가진 대기업 노조가 상대적 약자인 비정규직 노동환경 개선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의원은 "대기업 노조가 그동안 (비정규직과의) 연대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대기업 노조도) 말은 못하지만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동개혁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정부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는 것과 경제민주화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점에서도 두 의원은 공감대를 이뤘다.
한 의원은 "바탕에 있는 사람들(저소득자)에 대한 안전망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정부차원의 계획이 나오는 것이 맞다"며 "노동개혁에 앞서 이런 점이 배제된 채 일방적 방식으로 개혁을 추진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진행하기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정부의 노동개혁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일자리 창출' 개념으로 보기보다는 '공정성'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며 "노동개혁이 경제민주화와 같이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논점이 흐려져 어떤 결론도 내릴 수 없다는 이유로 노사정 차원에서 이같은 문제가 함께 논의되는 것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노동개혁, '공정성'의 문제" "정부·대기업 반성부터"
머니투데이 더300은 정부의 노동시장개혁 추진의 당위성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7일부터 ‘노동개혁, 미래와의 상생’을 주제로 △박근혜정부 노동개혁 △한국 노동시장 이중구조 현실 △임금피크제 △일반해고 △입법과제 등 5회에 걸친 기획 시리즈를 연재했다.
‘노동개혁, 미래와의 상생’ 기획의 마지막 편으로 여야의 대표적인 노동정책 전문 의원들의 ‘토크 배틀(talk battle)’을 마련했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갈등의 접점을 찾아보고자 하는 취지다.
이종훈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 동대학원 경제학 석사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노동경제학 박사과정을 밟은 ’노동정책 전문가‘다. 노동경제학 전공 교수 출신으로 고용노동부 정책자문 위원, 중앙노동위원회 차별시정 및 심판 위원을 지냈다.
한정애 의원은 영국 노팅험대학원 산업공학 박사 출신으로 한국노총 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과 대외협력본부장,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근로자위원을 지낸 ’노동현장 전문가‘다. 사회는 김준형 머니투데이 부국장 겸 정치부장이 맡았다.

다음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부문 토론 내용.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이하 이) - 딱 하나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알 수 있는 통계가 있다.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다. 25% 가까이 된다(OECD 고용전망 2015에 따르면 24.7%). OECD 조사대상 중 미국(25%)에 이어 두 번째로 나쁘다.
고용보험 인프라를 예로 들면 현재 정규직 중심의 근로자들에게 고용보험 체계는 아주 그럴싸하다. 반대로 장기실업자나 중소기업, 영세근로자, 비정규직에겐 거의 혜택이 없다. 보호받는 계층을 더 보호하는 대표적 상황이다.
▶한정애 새정치연합 의원(이하 한) -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의 원인을 대기업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로 단정 짓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진단이다. 피상적으로,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에 불과하다.
근본적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가속화 된 이유는 IMF와 2008년 있었던 글로벌 금융위기 탓이다. IMF 이후 비정규직이 확대됐고, 그것을 제어하기 위한 컨트롤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정부의 역할이 부족했던 점은 차치하더라도 최근에는 대기업의 이윤 극대화가 문제가 됐다. 최근의 대기업들은 이윤 극대화를 추구한다. 사내유보금을 쌓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다양한 방식의 아웃소싱과 비정규직 채용 확대로 나아갔고 정부의 관리감독은 이를 쫓아가지 못했다. (비정규직 확대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으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커진 거다. 같은 회사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시정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 이런 것들이 모아지고 지속돼서 나타나게 된 것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다.
고용시장을 보면 기업들이 100명을 신규 채용해야 하는데 90명만 하고 나머지 10명 몫은 오버타임(초과근무)을 하게 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인력 운용 비용이 절감하고 최대 이윤을 낸다. 자기 내부의 정규직들에게는 급여 성과급을 제대로 주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하청 도급업체 이윤은 감소한다.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들은 임금을 동결하는 방식을 취해야 하고 부족한 자금 충당을 위해 비정규직을 계속 채용할 수밖에 없다.
이윤 극대화를 위해 (생산)라인을 잘라 하청을 준 기업, 노동시장이 이중구조가 되도록 지켜봤던 정부, 모두 책임이 있다. 지금도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진 않는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려면 정부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양극화를 내버려 둔 것에 대한 자기반성이 먼저 있어야 한다.

▶이 - 제2 롯데월드 공사장 추락사도 그렇고, 현대제철 가스 질식사고도 그렇다. 특히 조선업종에서 사내하도급 많은데, 그런쪽에서 산재 발생하면,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다.
수리·보수 하도급을 줄 때 각각의 회사에 동시작업을 시키면 안 된다. 전혀 다른 회사가 다른 회사에서 작업하는 걸 모르고 가스밸브 열어서 사고들이 나더라.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할 원청업체가 기본적인 역할도 하지 않는 것은 심각하다.
정책적인 얘기를 해 보자면 기간제·파견·하도급이 비정규직 3대 근로자다. 이들에 대한 보호대책도 입법적으로도 상당히 불균형적이다. 파견근로자의 경우 법으로 '이러이러 할 때만' 쓸 수 있고 2년 후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며, 정규직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법적 보호를 받는다. 그러나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은 아무것도 법으로 보장되는 것이 없다.
▶한 - 사내하도급은 불법파견으로 보는 경우 많다. 하도급 업체 사장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없다.
▶이 - 그 부분(사내하도급)에서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과 다른 점이 있다. 불법파견으로 보기 애매하거나 불법이 아닌 것처럼 꾸며놓은 근로자들을 위한 대책이 없어도 괜찮다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새누리당은 별도 법이 필요하다는 거고, 반면 새정치연합에선 사내하도급이 모두 불법파견인데 그걸 법으로 보호하면 불법파견 다 인정하는 게 아니냐고 보고 있다.
▶한 - 그건 법을 만들고 잘 감독하고 불법을 적발하고 그러면 되는데, 지금까지 노동행정을 보면 신뢰가 가지 않는다. 기업들은 기간제 2년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2년마다 계약 갱신하거나 사람을 계속 교체하는 방식으로 편법을 썼다. 이에 대해 정부가 해당 업무가 상시업무인지 비상시업무인지 따졌어야 했고 2년이 지났으면 정규직으로 전환했는지 확인했어야 했다.
그런데 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의 역할이 고용 안정화와 사회양극화 해소 방식으로 가야하는데 반대다. 좋은 법률 입법부에서 만들면 뭐하나. 행정력이 담보 돼야지. 법 만들어놨는데 닫아놓고 작동 안 시키면 안 되는 거다.
▶이 - 회색지대가 존재하고 입법적으로 미비한 점이 있다는 면에서 국회의원으로서 책임 느낀다. 청소용역들은 최저임금을 올려도 오히려 월급은 줄어드는 이상한일 발생하기도 한다. 계약은 최저임금으로 하고 근로시간에 대한 보호가 없어서 그렇다. 도시락 드실 곳이 없어서 보일러실에서 드신다. 이 비인권적 문제가 회색지대에 있다. 사회에 분명 책임 있다.
▶한 - 인건비를 절감해서 기업 이윤을 극대화시킨 과정은 생략하고 정규직 근로자 때문에 비정규직 처우가 열악해졌다는 건 설정부터 잘못이다. 대기업들이 가져간 이익이 그 곳에 근무하는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인상률보다 더 많았다는 것부터 인정해야 한다.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가 아니다. 대기업들이 대한민국 뿐 아니라 세계 유수 공장을 신설해서 가동 중이다. 공장을 설치하기까지의 비용은 누가 낸 이익으로 만든 것인가. 그 자본이 추적된 과정에서 일을 했던 사람들의 노력으로 많은 이익을 냈으면 국내에서 고용창출 노력을 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에서 고용창출하고 있다. 사내유보금은 수십조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손가락질을 먼저 할 게 아니라 노고부터 치하해 주는 것이 순서다. 대기업들이 수익을 내는데 있어 협력업체와 하청업체의 노력도 분명히 인정해 줘야 한다.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 있는 기업들의 양보를 먼저 끌어냈어야 했다. (정부는 기업들이) 투자를 얼만큼 하고, 어떻게 일자리 창출할지 우선 듣고 이해시킨 뒤 노동자들에게 (노동시장개혁에) 동참하자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 이번 노동개혁에서 비정규직을 포함한 약자 등 취약근로계층 보호대책에 관한 언급이 없다. 대통령 담화에서 그런 내용이 없어 저도 아쉽다. 그런데 노동개혁이 뜬금없이 나온 건 아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노사정위원회에서부터 합의가 됐던 내용이다. 이미 여러 논의가 된 이후 4대 쟁점(임금피크제, 일반해고,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으로 논의가 좁혀지는 과정이다. 좁혀지다 보니까 노동시장개혁이 정규직을 타깃으로 한다는 오해로 비춰질 수 있다.
노동개혁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도 중요하다. 일자리 창출 관점에서 보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공정성의 관점에서 본다. 정년이 연장되는 것만큼 양보도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정년이 연장되면 아무래도 사람을 못 뽑으니까 정년 연장된 만큼의 임금을 해결해줘야 청년 고용의 틈이 조금이라도 벌어진다. 그런 면에서의 공정을 얘기하는 것이다.
경제민주화가 후퇴하면서 하청에게 (비용을) 다 전가하는 문제가 있다. 대기업에서 노조가 임금인상을 과도하게 요구하면 파업 비용이 큰 대기업은 수용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기업은) 그 비용을 약자에게 전가한다.
대기업 성과주의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철저하게 성과중심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고, 현장에서 (성과를 올리기 위해) 제일 효과적인 건 하청을 쥐어짜는 거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 모든 것을 노동시장개혁 논의의 틀에 포함시키면 아무것도 못 한다.
▶한 - 대기업 정규직 노조에서 노동시장개혁과 관련해 양보해야 하는 건 노동시간 단축에 동의하는 것이다. 시간을 나눠야 비집고라도 다른 일자리가 들어올 틈이 생긴다.
"30대그룹·대기업, 비정규직 채용 않겠다는 각오해야"-이종훈

다음은 '임금피크제' 부문 토론 내용.
▶이 -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60세까지 연장하는 방안과 함께 나온 얘기다. 정년 60세라는 의무와 함께 임금피크제도 같이 가야한다는 것이 입법취지다.
나는 입법 과정에서 청년 고용이 너무 심각해서 정년연장을 반대했다. 그러나 정년 연장이 대선공약이었고 베이비부머 관련 대책도 필요했다. 그래서 정년연장을 하는 동시에 청년고용 대책 있어야한다는 등의 보완책을 역설했었다.
그러나 (입법과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동계도 임금피크제 도입을 반대하진 않아도 자율성이 보장되야 한다는 의견으로 안다. 법으로 규정할 수도 없는 내용이다. - 가이드라인 마련이 의무화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고용노동부가 하려는 것은 임금피크제 합의가 안되면 사용자가 주도권을 갖고 진행하라는 뜻이다.
▶한 - 임금피크제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그래서 법적 구속력이 있을 수 없다. 지금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가이드라인들은 노동시장에서 법보다 더 큰 영향력이 있다. 휴일근로(근로시간 단축 관련)가 대표적이다.
고용노동부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면 노사 간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다는 판례를 (임금피크제 도입의) 근거로 제시 중이다. 정부의 이중적 잣대다.
하나 예를 들어 보겠다. IMF시절 정년이 서로 다른 3개의 공사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통합된 공사의 정년을 가장 낮았던 공사 기준으로 내렸다. 그러자 불이익 소송이 제기됐다. 대법원에서 이를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결국 노조가 결과를 추인했다. 그러면서도 대법원은 당시 '소송이 기각됐지만 불이익 조치를 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런데 고용노동부는 '대법원이 불이익을 인정했다'고만 받아들인다. 대법원 판례도 취사선택하는 방식은 말이 안 된다. 입맛에 맞으니 가이드라인으로 쓰겠다고 하고, 불리한 것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게 정부의 올바른 태도라고 볼 수 있나.

▶이 - 한 의원 말씀은 '정부가 확정적으로 정리된, 정착된 것이 아닌 판례로 지침을 정하는 것이 과하지 않느냐', '노동시장에 자의적 잣대가 될 수 있지 않느냐'는 말로 이해하겠다.
그래도 우리가 두 가지는 인정해야 한다. '정년연장법'의 입법취지는 정년 연장만 인정하고 임금피크제는 '나몰라라'로 방치하는 것이 아니었다. 또 하나는 임금피크제를 거부하는 사업장을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의 대안 제시 필요성이다.
정년 연장 입법화 과정에서 사실 중재안을 냈었다. 노동위원회가서 중재를 해야 한다고 했었다. 임금피크제는 일부의 임금이 주는 것이다. 회사마다 줄어드는 임금 폭은 다를 수 있다. '이 정도가 적당하다'라고 누군가 교통정리해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한 - 2013년에 정년 연장하는 법이 통과되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년연장과 관련한 노사 간 실질적인 논의를 하라고 했었다. 그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 - 그렇다. 그 부분에 대한 토론이 필요했다.
▶한 - 정부 주장대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 완화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대기업 정규직 노조는 협상력이 있어서 받아낼 것은 받아낼 수 있다. 그런데 중소기업은 가이드라인으로 임금만 줄어드는 상황이 와도 '악 소리' 못한다. 또 다른 피해 발생이 가능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이- 임금피크제를 제대로 하려면 국회에서 정년 연장 심의할 때 법에 명시했어야 했다. 확실한 보안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것을 당시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반성한다.
▶한 - 노동개혁 과정에서 대기업 노조들이 손가락질 당하고 있기도 하다. 그간 (비정규직들과의) 연대활동 등을 실제로 함께 하지 못했다는 질책일 거다. 말은 못해도 대기업 노조 스스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임금피크제 도입은 대기업 경영진이 기득권 내려놓으면서 동참을 호소하는 방식이 돼야한다. 누구를 손가락질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 - 임금피크제는 다른 곳은 몰라도 대기업은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 청년들이 가고 싶어하는 대기업이 일자리 늘리는 과정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정년은 연장되고 임금피크 안된다고 하면 고용절벽이 현실화 된다.
대기업에서 임금피크제 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모르겠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도입하겠다는 가이드라인으로는 어림도 없다. 대기업은 취업규칙에 우선하는 단체협약으로 임금피크제와 관련한 현안들을 정해버릴 가능성이 크다.

▶한 - 최근 정부 방침에 발맞춘 대기업들의 임금피크제 도입 발표들은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노사 간 허심탄회하게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를 끌어내야지, 우선 시행한다고 발표부터 해 버리면 근로자들이 뭐라고 생각하겠나.
더 많은 얘기를 통해서 서로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인데 우리는 일단 질러놓고 본다. 서로 신뢰 쌓일 시간이 없다. 선언적으로라도 기업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해야 맞는 거다.
▶이 - 취업규칙 변경 완화 가이드라인으로 대기업 임금피크제 확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 중요한 건 노사정위원회에서 확실하게 임큼피크제에 대해 공감하고 합의하는 내용이 나와야 한다.
▶한 - 정부가 노동계에 협상할 여지를 주지 않았지 않나. 정부가 전략적이지 못했다. 정부도 그렇고 대한민국의 기업경영방식이 다 이런식인 것 같다.
▶이 - 우선은 정년연장을 규정한 법의 취지를 공감해 줘야 한다. 물론 임금피크제 한다고 청년고용이 갑자기 늘어나진 않을 거다. 그러나 한 두명이 늘어난다고 해도 할 건 해야한다.
노사정위원회가 열리고 노조가 임금피크제 도입 필요성을 인정하면 경총은 '줄어드는 비용을 고용에 쓰고, 유보금도 보태서 청년 고용에 보태겠다'고 해야 한다.
▶한 - 이명박 정부 시절 청년고용 대책을 시행했었다. 대기업 신입 초봉을 깎아서 청년고용 창출을 시도했다. 20%정도 깎았는데 채용이 2만5000여명이었다. 그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람은 1000명이 안 된다.
▶이 - 정규직 전환율이 낮았던건 맞다.
▶한 - 대기업이 임금피크로 아낀 돈을 어디에 쓰겠다는 선언만 갖고 해결되는게 아니다. 노동계는 정말 여러 번에 걸쳐서 속아왔다.
▶이 - 임금피크제 갖고 청년고용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 더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대기업들이 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적어도 30대 그룹하고 금융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비정규직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비정규직을 줄이는 노력이 있어야 노동시장개혁의 희망이 있다.
▶한 - 100% 동의한다. 아울러 원하청 간에 적절한 이윤을 보장해주는 것도 약속해야 한다. 그러면 하청업체 근로자들에게 적절한 임금을 줄 수 있다. 또 대기업들이 하청 파견 비정규직의 근로 조건을 개선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지금도 마음에 안들면 해고한다, 정부가 나설 일 아냐"-한정애

다음은 '일반해고' 부문 토론 내용.
▶이 - 일자리 창출은 공정성의 결과다. 공정성의 관점에서 봐야 저성과자 해고 요건 완화의 근본을 볼 수 있다. 정규직들에 대한 고용유연성이 늘어나게 되면 경직됐을 때보다야 늘 것이다.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한 검증은 없다. 사회안전망이 충분치 않은데 유연화한다고 고용이 늘겠느냐는 지적도 일정부분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불공정한 상황은 고쳐야되지 않겠느냐는 취지에서 나온 게 저성과자에 대한 일반해고 필요성이다. 일반해고 요건 완화로 청년고용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 조직에 저성과자가 많지도 않다. 함부로 '당신 성과가 나쁘니 회사에서 나가'라는 건 맞지 않다. 도저히 안될 때 해고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판례를 갖고 얘기하는 것이다. 열심히 능력을 키워 일하고자하는 사람이 대기하고 있는데 저성과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하는 건 공정성에 반(反)한다.
▶한 - 그래서 지금도 해고는 이뤄지고 있다. 굳이 가이드라인까지 만들 필요가 없다는 거다. 대한민국은 '오너십'이 워낙 강한 나라다. 직원이 본인 마음에 안 들면 해고한다.
예전에 공항에서 지게차 운전하다 쓰러진 분이 있었다. 급박하게 병원에 실려갔는데,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신장이 약하다고 했다. 치료받으면 된다고 해서 2주만 휴식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사용자는 '그만뒀으면 좋겠다'는 답을 했다고 한다. '회사에서 그만두라고 하는데 어떻게 버틸 수 있겠느냐'라는 게 그분의 말이었다.
사실 기업주랑 싸워서 살아남을 수 있는 노동자는 거의 없다. 부서를 바꾸든 업무를 전공과 상관없는 다른 쪽으로 돌리든 한다.
그걸 노동부가 나서서 앞장서서 '기준을 만든다', '절차를 만들겠다'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고용노동부는 고용시장을 안정화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처다. 이런저런 잣대와 절차를 통해 해고하면 된다고 가이드라인을 내는 것은 부처 설립목적에 맞지 않다.

▶이 - 일반해고를 제도화한다고 하면 (해고를 목적으로)정신적 학대같은 걸 못하게 해야하고, 대신 '당신과 난 도저히 같이 못하니 이혼하자' 하고 위자료를 주든 금전적으로 보상을 주고 해고할 수 있는 틈을 줘야한다. 이혼도 아무 때나 성립하는 게 아니다. 귀책사유를 따진다. 근로자가 명백히 저성과면 돈을 주고 갈라설 수 있게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한 - 고용관계는 여러 케이스가 있다. 각각의 경우에 발생하는 갈등상황을 조정하고 화해시키고 하기 위해 노동위원회가 존재한다.
지금도 노동부 홈페이지 가면 기업들의 문의를 볼 수 있다. '해고할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노동부는 노동위의 예시와 판례 있다고 소개해주고 있다.
그 정도로 끝을 내야지 매뉴얼을 만들어서 '자, 여러분 해고는 이렇게' 라는 방식을 가르쳐주는 게 노동부의 역할은 아니다.
정부가 노동시장개혁 롤모델로 독일 '하르츠개혁'을 얘기했는데, 그 당시 독일에서도 가장 문제 됐던 것이 해고다. 하르츠는 폭스바겐 인사관리자로 있을 때 사람을 함부로 해고하지 않았다. 주4일 근무로 전환해서 고용을 보장해 해결했다. 해고를 잘 해서가 아니라 고용보장과 관련된 지원을 했기 때문에 개혁의 책임자로 당시에 발탁됐다.
▶이 - 가이드라인이 안된다면 대안을 제시할. 정리해고만 근로기준법에 명시돼 있고 나머지(징계해고 등)는 판례로 결정을 하고 있다. 다양한 사례가 있어서 일반해고 관련 판례는 굉장히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사회적으로 '이런 경우는 최소한 공정성에 역행 하는 것 아니냐'는 공감대를 토대로 명칭이 어찌됐든 기준은 마련이 돼야 한다.
다시 말씀 드리면 기본적인 현상에 대한 인식 공유는 필요하다. 중요한 개념이 공정성이 돼야 한다. 임금피크제 일반해고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공감대에 대한 노사정 논의를 해야한다.
산재처리 두려워…부상자 태울 구급차 돌려보내는 현실

다음은 '국회 입법과제' 부문 토론 내용.
▶한 - 작년 환노위 소위를 꾸려 근로시간 단축 등 논의를 상당부분 했다.
▶이 - 의견접근이 상당히 됐다. 근로시간 단축 정도 남은 것 같고 통상임금은 어느정도 합의됐다.
▶한 - 대법원 판례로 명확하게 하자는 건데, 노동부가 또 매뉴얼을 만들어서 자꾸 분란을 일으킨다. 좀 깔끔하게 할 수 없나. 노동부 반성해야 한다.
▶이 - 노총이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사정위원회에 들어온다고 본다. 입법과제 두개인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은 노사정위에서 아주 디테일하게 합의해야한다. 그렇게 국회에 던져줘야 합의가 된다.
▶한 - 노동계가 가장 양보를 해야하는 것은 근로시간 단축이라고 본다. 몸은 무지하게 힘들지만 연장근로와 휴일근무를 해서 돈을 가져가는 게 전체 연봉에서 상당부분 차지한다. 그래서 심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다. 어찌 보면 임금피크와 관련된 부분은 대기업 노조가 어떤 식으로든지 협의하는 것이다. 그런데 근로시간은 아예 법적으로 정리되면 임금이 강제적으로 확 줄어드는 것이어서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노동계의 설득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야만 일자리가 그나마 생긴다.

▶이 - 정리하면 앞으로 노사정은 '2+2'로 논의하게 될 것이다. 입법과제 두개와 입법과제 아닌 것 두개다. 입법과제는 가능한 디테일하게 합의해서 국회에 보내줘야 한다. 그래야 별 갈등 없이 입법이 된다. 임금피크 등 비입법과제는 '이것이 왜 필요한가'라는 인식의 공감대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한 - 그렇게 따지면 입법과제인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입법은 아니지만 합의가 필요한 임금피크와 일반해고, 모두 다 노동계로 하여금 어떤 식으로든지 코너로 몰아넣는 것 아니냐. 그러면 재계는 뭘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이 - 대기업은 '경제민주화 관점'에서 (변화)해야 한다. 내부적으론 특별한 사유 없는 한 비정규직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바깥으로는 협력업체, 대기업 사내하청보다 1차 협력업체 임금이 더 낮은 게 현실이다. 정규직·비정규직간 격차 얘기하는데, 사실 대·중소기업 격차가 더 심각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킨다. 이런 악순환을 풀 수 있는 것은 대기업밖에 없다. 경제민주화 관점에서 대기업 경영계의 각성이 필요하다.
▶한 - 우리사회 고용유연화가 어디까지 왔는가 하는 하나의 사례가 있다. 며칠 전 충북에서 지게차 사고가 나서 노동자가 사망했다. 지게차에 치여 쓰러진 뒤 119가 왔다. 그런데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이 노동자를 119가 싣고 가면 산재로 남으니 태우지 않았다.
▶이 - 저도 국정감사에서 지적한거다. 롯데에서도 똑같은 일 있었다.
▶한 - 119를 돌려보내고 거래하는 병원을 불렀는데 빨리 안 오니까 부상자를 담요에 말아서 자기 승합차로 옮기다 1시간 반을 지체했다. 옮기는 과정에서 부러진 갈비뼈가 장기를 찌르고 해서 돌아가셨다. 그런데 교통사고로 처리됐다. 노동부는 사망사건인데 사고조사도 안했다. 이 문제가 유족의 문제제기를 통해 드러났다. 더 황당한 것은 이 지게차가 지입차(운수회사 명의로 등록된 개인 소유의 차량)였다. 돌아가신 분은 산재처리됐는데,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처리하면서 구상권을 지입차주에게 청구했다. 지입차주의 인생은 이 사고로 사실상 끝이난다. 대한민국 고용유연화가 여기까지 와있다. 이 사례 하나를 보더라도 우리 사회안전망은 이정도로 취약하다.
특수고용직과 관련된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가입이라도 해주게 하자는 법안이 법사위에 계류돼있다. 여당에서 발의했는데 법사위에서 여당이 반대해서 반년이 지났다. 그러면서 노동개혁 얘기하고 있다. 진정성에서 노동자들이 당연히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 - 법사위가 잘못한 거다. 인정한다.

▶한 - 이명박정부가 2010년 근로시간 줄이자고 노사정 합의를 했다. 5년이 흘렀는데 그 사이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풀기 위한 각고의 노력과 방안을 마련했다면 청년 고용창출은 어느정도 됐다고 본다. 지금 임금피크제고 대안이고 하기 전에 숨통 틔었을 수 있었다. 정부의 직무유기고 책임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 원청업체에게 책임 지우지 않는 산재는 해결이 안 된다. 롯데 문제도 그렇다. 제2 롯데월드 건설을 중지시켜는 정도의 패널티가 아니면 안먹힌다. 현대제철도 수차례 얘기했는데 똑같다. 위험하니 동시작업을 하면 안 된다. 계속 동시작업을 하면서 산재가 안 나길 바라는 건 안되다고 했는데 똑같은 일이 계속 벌어진다. 패널티가 필요하다.
노동개혁에 대한 입장은 2개다. 앞으로 노사정위 과제이긴 하지만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보호대책에 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특히 사내하도급과 특수직에 대한 정책이 완전히 미비한 상태라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두 번째로 정부가 노사정 협의를 하자고 하면서 조금 오버하거나, 협상을 도와주기는커녕 본의 아니게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최저임금 인상은 (최경환)부총리가 발표하면 안되는 것이었다. 결과가 똑같더라도 협의가 진행되는 중에 그러면(최저임금 인상 같은 발표를 하면) 안 된다.
비정규직 기간 연장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고 본다. 가능하지 않은데 떠들어서 논의의 본질을 흐린다. 부처 간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도대체 소통을 하자는 건지 안타깝다. 이번에 노사정 협의를 다시 시작하면 그런 점에서 정부가 세심하면서도 소통을 하면서 접근을 해야 (협상 타결) 가능성이 보인다. 한사람의 실수로 판이 무너질 수 있다.
▶한 - (참여정부에서 2년 기간제를 도입할 당시)사유제한 방식인냐 기간제한의 방식이냐 무엇을 택할 것인가에 대해선 엄청난 요구가 있었다. 노동계는 사유제한을 하자고 했고 경영계는 죽어도 못 받겠다고 해서 절충된 게 기간제한이다. 기간제한은 정부차원에서 관리가 편하다는 게 있었을 것이다. 기간제법이 시작되고 9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보면 정부의 관리감독이 기간제를 확대시키는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2년이 지나면 노동자를 갈아치우는데도 아무도 감독하지 않는 걸 사용자가 확인하니까 (기만행위가 발생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그 당시 노동계가 주장했던 사유제한이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지금 정부도 4년으로 기간제 고용기간을 연장하는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 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뱉어보고 안 되면 다른 걸 하겠다는 것. 기간제에 관해서 '저희는 이런점을 개선하겠다'는 내용도 없다. 그냥 4년 되면 정규직으로 바꿔줄 것이라는 발상은 (순진한 생각이다).
▶이 - 4년 정도 훈련을 시켜야 숙련되는 일이면 처음부터 정규직을 채용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매우 안 좋은 시그널이다. 내 아들도 인턴을 1년씩이나 했다. 안 되면 안 된다고 빨리 결정해줘야 한다. 비정규직이라도 조금 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나이 많은 분 중에 일부 그럴 수도 있긴 하다.
▶한 - 이미 55세 이상은 기간제 적용이 안 된다. 이런저런 조건을 달아서 허용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간 연장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허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
여·야 전문가의 '교차충고'…"社, 협력업체 처우" "勞, 근로시간 양보"

20일 머니투데이 the300이 주최한 '노동개혁' 자유토론에서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와 재계에,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노동계에 각각 ‘이 정도는 양보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종훈 “대기업 각성 필요”
이 의원은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악순환 문제를 풀 수 있는 곳은 결국 대기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비정규직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협력업체 처우 문제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정부에 대해서도 “정부가 노사정 협상을 도와주기는커녕 본의 아니게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고 꼬집었다. 최저임금 문제를 예로 들며 “결과가 똑같더라도 노동계와 재계의 협의가 진행되는 중 정부가 앞서서 나서면 안 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 3월 “앞으로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인상 논의에 불을 지핀 바 있다.
◇한정애 “근로시간 단축, 노동계가 양보해야”
한 의원은 노동계가 손해를 보더라도 양보해야하는 부분으로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꼽았다.
노동계는 초과 근무수당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근로시간 단축 문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연장근로를 없앨 경우 기본급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 의원은 “몸은 힘들지만 연장근로와 휴일근무를 해서 버는 부분이 근로자 전체 연봉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며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임금이 강제적으로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은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일자리가 그나마 늘어나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노동계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기국회 '노동개혁 대충돌' 예고…쟁점별 여야 입장은

정부·여당이 노동개혁 '데드라인'을 올해 정기국회로 못 박으면서 노동개혁을 둘러싼 여야 갈등은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노총의 복귀 거부로 노동개혁의 추진주체인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가 공전하자 정부와 여당은 국회에서 단독으로라도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대한 노사정 대타협을 요구하되, 정부로서는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노동개혁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노동시장 선진화특별위원장인 이인제 최고위원도 "노사정위원회 합의문은 아무리 늦어도 9월 초에 나와야 한다"며 "합의문이 나와야 그 정신에 기초해 필요한 개혁 법안들을 국회에 제출하고, 야당은 대안을 제출한다. 그래서 이번 정기국회 안에 개혁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노동개혁의 시한을 못 박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정부 여당이 노동개혁 관련 법안들을 발의하면 국회 논의를 마냥 피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우선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에 대한 법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인제 위원장은 다음달 초까지 관련 법안들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임금의 경우, 여야 모두 '통상임금'의 정의와 범위를 법률로 정하는 것에 이견이 없다. 관련 법안도 다수 제출돼 소관 상임위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올라 있다.
여당은 '통상임금'에서 제외할 수 있는 급여의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입법화 하려하고 있고, 야당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모든 지급액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주장한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선 장시간근로 관행개선 등을 위해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해 주당 52시간(기준근로시간 40시간+연장근로시간12시간)으로 근로시간을 단계적으로 단축하는데 여야 모두 의견을 같이한다.
문제는 '특별연장근로'다. 여당은 사용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당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를 인정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근로시간단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특별연장근로를 최소화해야한다고 맞선다.
이명박정부에서 추진됐다 노동계와 야권의 반대로 무산된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2년→4년)'도 재논의 될 전망이다. 정부는 현행 비정규직 사용기간(2년)을 악용한 사업주들이 기간만료를 앞두고 비정규직 근로자를 해고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사용기간을 연장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질 낮은 비정규직 일자리를 말 그대로 '연장'하는 것이어서 오히려 비정규직이 남용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입법사항은 아니지만 노동개혁의 '뜨거운 감자'인 일반해고(저성과자 해고) 가이드라인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임금피크제 도입)을 둘러싼 여야 입장차도 첨예하다.
정부·여당은 일반해고를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의 핵심으로 꼽는다. 비정규직 양산의 원인이 '정규직 과보호'에 있다고 보고, 행정지침(가이드라인)을 통해 업무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 요건을 명확하게 해 기업의 고용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야당은 '꼼수'라고 비판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해고 유형으로 '정리해고'와 '징계해고'만 가능한데, 정부가 고용유연성 강화를 명분으로 법에도 없는 일반해고를 법 개정 없이 가이드라인으로 강행하려한다고 비판한다.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해선 여당은 내년 '정년60세법' 시행에 따라 기업 부담을 덜고 청년고용절벽 해소를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이 필수라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노동자대표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