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첩보수집 '해양정보함', 잡음· 끊이지 않는 이유는…

대북 첩보수집 '해양정보함', 잡음· 끊이지 않는 이유는…

박소연 기자
2015.09.17 05:56

[the300][국감 런치리포트-부실·편법·특혜 해양정보함③]

해양정보함 사업을 둘러싸고 잡음과 사업부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군 당국이 적법한 절차를 생략하고 '편법'을 쓰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정보함은 특히 '대북 첩보'를 수행한다는 명목 하에 사업추진의 상당 부분이 공개되지 않고 은밀히 추진돼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1999년 제1차 연평해전 발생 후 북한의 도발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김대중정부는 국가정보원에 북한 정보를 수집할 정보함 건조사업을 추진토록 했다. 이 때부터 정보함 예산은 국정원이 관리·지출하되 운용은 해군이 맡게 된다. 해군이 습득한 대북 감청정보와 영상정보는 국정원과 군이 공유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정보함이 방위력개선비가 아닌 국정원의 정보비로 구매한 것이 논란의 시초라고 말한다. 국정원 정보비는 국정원이 정보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소요되는 모든 경비를 말한다. 국가안보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는다. 청와대와 기재부, 국정원 등의 소수 의사결정자들을 제외하고는 집행내역을 알 수 없다.

사업이 은밀히 추진되다보니 수백억원 단위의 무인항공기(UAV) 도입 때마다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 S씨가 신기원함 UAV도입 사업을 따내는 과정에서도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됐다.

정보함 건조가 애초에 국정원 자산으로 추진되다 보니 정보함 건조 이후 UAV 추가도입이나 성능개량 사업 등에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국정원이 개입, 비리를 덮었다는 의혹도 제기돼왔다. 국정원은 2011년 11월 대전 계룡대에서 신기원함 UAV 도입가가 100억원가량 과다책정됐다는 의혹 등에 대해 2주간 감찰을 벌였으나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다.

해군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신기원함의 UAV 1대 추가도입 사업에 대한 해군과 방사청의 입장차도 이 같은 정보함의 특수성에 기인한다. 해군은 전력운영비 중 일부를 임의로 이 사업예산으로 배정해 놓고 '예산이 배정됐다'는 입장이지만 방사청은 계약이 진행되지 않았다며 반박한다.

국방부 전력계획과에 따르면 무기체계는 방위력개선비로 획득하고, 수리부속은 전력운영비로 구입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작은 무기체계나 소량의 장비와 같이 무기체계인지 전력지원체계인지 구분이 어려운 경우 통상 합참에서 군과 국방부 등 관련 기관 의견을 들어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2010년 신세기함의 UAV 성능개량 사업에 대한 긴급전력 소요결정도 논란을 일으켰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사태와 관련해 긴급편성한 서북도서 전력보강 예산에 국정원 예산을 '끼워넣기' 했다는 비판이었다. 결국 감사원이 특별감사에 착수하며 UAV의 전력화는 또 다시 연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최근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에서 제출받은 '긴급소요전력 세부사업 추진내역'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긴급 소요전력으로 결정돼 추진된 사업 32건 중 13건의 집행률이 80% 미만으로 부진한 상태다. 평균 집행률은 56%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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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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