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파행과 강행사이…흔들리는 결산심의권

[뷰300]파행과 강행사이…흔들리는 결산심의권

지영호 기자
2016.07.19 06:10

[the300]교문위·환노위 결산심사, 새누리 불참…위원장 결단 따라 엇갈려

유성엽 국회 교문위 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회관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2016.7.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성엽 국회 교문위 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회관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2016.7.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에 앞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전날 국회 환노위에서 고용노동부 예비비 지출·수입 건을 홍 위원장 등 야당이 강행 처리한 것에 대해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이날 모든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했다. 2016.7.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에 앞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전날 국회 환노위에서 고용노동부 예비비 지출·수입 건을 홍 위원장 등 야당이 강행 처리한 것에 대해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이날 모든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했다. 2016.7.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 상임위원회별 2015 결산심사 기간이 끝났지만 아직까지 결산안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제출하지 않은 상임위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비롯해 법제사법위원회, 정보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등 네곳이다. 일정이 늦게 잡힌 3개 상임위가 18일 일제히 결산안을 처리한 것을 빼면 남은 상임위는 교문위가 유일하다.

교문위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예결소위)는 역사교과서(동북아역사재단 감사 요청건 및 역사교과서 개발 및 홍보비 집행건)와 누리과정 예산(일반회계 교통교부금) 관련 결산 3건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승인시켰다. 때문에 2015년 결산 처리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 14일 전체회의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 관련 교육부의 징계심사자료가 교문위원들에게 배포되지 않으면서다.

야당 의원들은 심사자료를 배포하지 않은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향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질타했다. 이어 이장우 간사 등 새누리당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 시간에 질의를 한 의원들을 유성엽 교문위원장이 제지하지 않았고, 관련 내용도 상정된 안건이 아니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결국 새누리당 의원들의 전원 불참으로 회의가 파행되면서 이날 의결하기로 했던 결산심사도 처리되지 못했다.

국민의당 소속인 유 위원장은 "정회되는 과정을 돌아보면 제 불찰이 있었다"고 사과한 뒤 "참석 위원만으로도 회의 진행은 가능하지만 오늘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앞으로의 진행에도 문제가 있다"며 안건을 표결에 부치지 않은 채 산회를 선포했다.

같은날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지만 결정은 정반대였다. 환노위에선 고용노동부가 노동개혁을 홍보하기위해 사용한 54억원의 예비비가 문제였다. 대통령의 승인 전에 고용노동부가 예비비를 집행한 것을 두고 환노위 수석전문위원의 문제제기와 야당 의원들의 관련자 징계 및 감사원 감사청구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도 절차적으로 부적절했다고 인정했지만, 여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적절한 홍보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발생한 과실이 사건의 성격"이라고 항변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영표 환노위원장은 표결을 강행했다. 여당 의원들은 교문위 상황처럼 전원 퇴장했다. 홍 위원장은 "여야 합의 원칙은 국회 선진화법에 의한 것인데, 선진화법은 법률을 심사할 때 적용되는 것이지 회의 진행이나 사소한 문제들은 얼마든지 표결로 의결해 왔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단단히 뿔이 났다. 이튿날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홍 위원장의 사과 요구와 함께 모든 상임위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하 의원은 홍 위원장의 사퇴까지 요구했다. 결국 하루만에 홍 위원장은 "상임위를 원활하게 이끌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전날 양 상임위의 상반된 결정은 관련 부처 공무원의 얼굴에서 드러났다. 결산안이 처리되지 못한 교문위 관련부처 공무원들은 밝은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국회를 떠났다. 반면 우군 없이 결산안을 처리한 환노위 산하 공무원들의 얼굴은 굳어졌다.

국회가 결산심사를 처리하지 못하면 정부부처가 제출한 결산보고서대로 결과가 채택된다. 사업별 국회의 간섭이나 의견을 받지 않은 채 지난해 사업을 마무리했다는 의미다.

결산 처리가 의미있는 것은 내년도 예산 집행에 영향을 미치는 근거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교문위 소관 부처는 12월이면 의결하는 예산안 처리에 보다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된다.

국회에 반전의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21일 예결위 마지막 전체회의 전까지 교문위에서 결산안을 처리해 넘기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금까지 여야 간사간 일정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비관적인 분위기가 여전히 우세하다. 국민이 부여한 예산 감시권한을 국회가 스스로 걷어차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