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혁명과 전쟁이 가까웠던 '구세대'에서 '네트워크' 할 줄 아는 '새 세대' 김정은 시대로

N세대. 네트워크(Network)의 첫 글자 'N'을 따 만들어진 세대다. 1998년 미국의 사회학자인 돈 탭스콧(Don Tapscott)이 1977년부터 1997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N세대로 불렀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쌍방향 의사소통에 익숙한 세대다.
1984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 연도다. 김 위원장도 일반적인 기준에 따라 N세대로 분류된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청년들을 '새 세대(New Generation)'라고 부른다. 이들은 전쟁을 경험한, 또는 전쟁을 최소한 간접적으로 느낀 과거 세대와 판이하게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성사된 27일. 북한의 세대가 과거와 달리 확 바뀌었다. 지도자의 교체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내용물이 싹 바뀌었다. 간판만 바꾼 줄 알았더니, '리모델링'이 됐다. 그간 북한을 이끌었던 1세대는 역사책 속으로 들어갔다. '항일혁명투사'로 분류되는 세대다.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채팅하고 뉴스를 보는 4세대의 시대가 열렸다.
세대의 구분은 출생 시기, 기술 발전 등 나름의 기준이 있다. 북한 역시 세대가 구분된다. 왕정에 가까운 체제답게 지도자가 그 기준이다. 몇몇 역사적 사건도 세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된다.
김갑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논문 '김정일 시대 권력엘리트 변화'에서 북한의 세대를 총 4개로 구분했다. 북한의 1세대는 항일혁명투사를 가리킨다. 2세대는 한국전쟁 참가자들과 전쟁 후 천리마대고조 시기의 참여자들이다. 1세대와 2세대의 구분은 비교적 명확하다. 김일성이 그들을 이끌었다. 함께 혁명과 건설을 한 세대다.
3세대는 전쟁 이후 세대다. 김 교수는 3세대를 1950년대 중반에서 1970년대 중반 출생자로 구분했다. 지도자도 김정일로 달라졌다. 북한 공식문헌에서도 3세대 이후를 '새 세대'라며 '주체사상이 구현된 우리식 사회주의가 수립된 이후 태어난 세대'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전쟁을 겪은 이전 세대에 비해 물질적 혜택을 많이 받았다. 일부이지만 1975년부터 시작된 의무교육의 수혜자다. 논문에서 김 교수는 3세대와 4세대의 구분이 다소 모호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의 '로동신문'에서 그 구분 근거를 찾았다. 1993년 2월28일자 '로동신문'은 고등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농촌과 탄광 부문으로 진출하기로 결심한 학생들을 '혁명의 4세대'로 지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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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근거로 김 교수는 4세대를 1970년대 중후반 출생자들로 분류했다. 북한 내 정규교육체계가 완성돼 본격적으로 고등교육을 받은 세대다. 성장기 때는 '고난의 행군'(1990년대 중ㆍ후반 국제적 고립과 자연재해 등으로 극도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시기)을 겪어야 했다. 출생 시점으로 볼 때 김정일이 후계자로 확정된 뒤 태어난 세대이기도 하다.
1984년생의 김 위원장도 4세대에 포함된다. 공교롭게도 김 교수가 기준을 세운 1970년대 중후반 출생자들은 1977년생으로 시작되는 N세대의 기준과 일치한다.
이른바 '통 큰 결정'을 내린 김 위원장의 모습을 볼 때 북한의 4세대를 N세대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시대의 북한'을 쓴 정창현 국민대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과거 우리 N세대의 기본적인 특징인 컴퓨터, 휴대전화 보급과 채팅의 활성화를 지금 북한의 20~30대들이 향유한다"며 "김 위원장이 처음 등장했을 때 놓였던 책상 위 스마트폰이 하나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김 위원장을 권력 계승관계로 보면 3세대지만 나이나 문화로 볼 때 4세대이고, 이 4세대가 곧 N세대"라며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들은 IT로 근접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