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①국회로 옮겨붙은 병역특례 논란, '세계 1등 청년'은 면제 아이디어 등 범람…병역자원 부족 현실, 특례제 폐지 목소리도 높아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렸던 2014년. 당시에도 금메달을 딴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병역특례 논란이 뜨거웠다. 일례로 야구 대표팀이 나지완의 부상을 인지하고도 선발해 병역특례를 줬다는 비판과 함께 병역특례 제도에 대한 폐지와 존치 논쟁이 일었다.
논쟁은 국회로 옮겨 붙었고 병역법 개정안까지 나왔다. 올해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에서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옮긴 진성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공익성과 형평성을 강조했다. 병역을 면제하지 않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는 34개월 중 2개월을 소외지역에서 지도자로 봉사하는 정도의 ‘혜택’을 주는 방안이었다.
이 법안은 소관 상임위인 국방위원회 문턱은 넘었지만 병역특례 존치 주장 등에 밀려 흐지부지되다 결국 2016년 19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면서 자동폐기됐다.
그로부터 4년 뒤, 이번에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축구·야구 대표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병역면제 찬반 논란이 뜨겁다. 공통된 키워드는 ‘형평성’이다. 제도를 폐지해서 형평성을 꾀하자는 주장, 제도를 확대해서 형평성을 높이자는 제언이 엇갈린다. 병역 자원이 감소하는 현실에 주목하는 정책 담당자, 방탄소년단(BTS) 등의 활약에 환호하는 ‘팬덤’ 등 입장에 따라 주장이 다르다.
다시 국회가 나섰다. 4년 전과 양상은 비슷하다. 국방위 소속 김병기 민주당 의원도 ‘진성준 안’처럼 예술·체육 지도자로서 군 복무를 이행하게 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다만 ‘진성준 안’처럼 2개월로 제한하지 않고 전체 병역 기간을 이행토록 규정한다. 복무 시점을 최대 50세까지 본인이 선택할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김 의원은 “선수들의 경력단절 문제와 일반 청년들의 박탈감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위 소속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각 분야 ‘세계 1위’ 청년들의 병역의무를 면제하는 ‘세계 1등 청년 병역특례법’ 발의를 추진 중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두 번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 멤버들이나 게임·영화·비보잉 등 분야에서 한류를 일으킨 이들도 병역특례 대상이다.
‘병역특례 마일리지제도’ 등의 절충안도 제시됐다. 각종 대회에서 순위에 따라 점수를 주고 일정 점수를 넘긴 이에게 병역특례를 허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민석 문화체육관광위원장(민주당)은 “군대를 안가기 위해 마일리지 적금하는 식으로 악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선수들이 은퇴 후 재능기부를 하는 쪽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자들의 PICK!
형평성과 병역 자원 감소 문제를 제기하는 쪽에선 이 참에 병역특례 제도를 대폭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민주당)은 “병역특례 제도는 1973년 도입된 개발도상국 시대의 제도”라며 “현역으로 입영하는 장병들의 형평성을 고려해 근본적으로 문제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병력의 95%가 현역으로 2022년까지 병역 자원이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전환복무, 의무경찰, 의무소방관 제도도 폐지하는 흐름에 맞춰 폐지 등 제도 손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국회의 병역법 개정 움직임과 함께 정부는 병무청을 중심으로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개선방안을 낸다고 해도 소급적용할 수는 없지만 여러 측면을 고려해 국민의 지혜를 모아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내기 바란다”고 관계 부처에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