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못미덥다고?보통 사람의 '정치적 갈증' 스스로 해소"

"영…못미덥다고?보통 사람의 '정치적 갈증' 스스로 해소"

이재원 , 김하늬 기자
2019.01.01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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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창사20주년 기획- 새로운 100년 이끌 '영 리더]<1>-④직접정치의 시대, 정치 변두리의 공세…조성실·신지예

촛불 혁명은 직접 정치의 가능성을 열어 보였다. 광장에 모인 수십만의 촛불은 청와대로 몰려가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하고 사실상 끌어냈다. 경험은 이어지고 확장됐다. 이해당사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치 변두리에 있었던 이들의 참여도 확대됐다. 주로 여성들이다. 여성 중에서도 '엄마'와 '20대'가 각각 정치에 뛰어들었다. 기존의 리더십에 균열을 일으키며 반란을 일으킨다. 촛불 혁명 이후 '새 리더십'을 체화한 두 여성을 만나봤다.

조성실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 인터뷰/사진=임성균 기자
조성실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 인터뷰/사진=임성균 기자

◇'정치하는 엄마들'의 당사자 정치="정치하는 엄마, 86년생 조성실". 조성실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의 자기소개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다 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됐던 '보통 사람'이다. 20일 종로구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만난 조 대표는 "변호사도, 언론계 출신도 아니다. 하다못해 박사 출신도 아닌 그냥 보통 사람"이라고 잘라말했다.

정치에 참여하는 '의도'를 묻는 질문들 때문이다. 공천과 출마만을 고려하지 않는다. "지금이야 신선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고 말한다.

그럼 왜 정치하는 엄마들을 할까. 분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선 엄마와 사회인이 철저히 분열된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선 '사회인 조성실'을 포기해야 하고 '성공한 조성실'이 되려면 엄마라는 정체성을 숨겨야 한다. 둘은 양립할 수 없는 명제가 됐다.

이런 고민을 함께하는 엄마들이 모인 단체가 '정치하는 엄마들'이다. 두 정체성의 공존 가능성을 찾기 위해 모였다. 조 대표는 "성공한 슈퍼우먼이 되자는 모임이 아니"라고 말한다. 몇몇 '슈퍼우먼' 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는 "슈퍼우먼의 성공신화 허상은 결국 무임금·저임금의 돌봄 노동이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쉽지 않지만 성과도 거뒀다. 지난해 국정감사를 달군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이 이들이다. '유치원 3법'의 입안까지 이뤄냈다. '당사자 정치'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이 '영리더'로 선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조 대표는 "우리 스스로 리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리더라는 단어 자체가 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오히려 조 대표는 "리더의 역할 자체가 바뀐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리더가 높은 지식수준으로 사람들을 이끌었다면 이젠 그 격차가 줄었다는 것. 그래서 조 대표는 "굳이 뽑자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재정의했다.

대신 질문의 방향은 공평해야 한다. 나 스스로에게도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질문이 상대에게만 던져진다면 그건 리더가 아닌 '꼰대'가 될 것"이라며 "나는 내가 말하고 주장하는 바와 위배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보탰다.

2018.12.21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인터뷰/사진=이동훈 기자
2018.12.21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인터뷰/사진=이동훈 기자

◇#20대 #여성 #정치신인…신지예의 색깔은=지난해 '신지예' 라는 이름은 다양한 수식어를 만났다. 당돌한 정치신인. 페미니스트서울시장후보. 건방진 포스터의 얼굴. 정의당을 이긴 녹색당. 그리고 20대 여성의 정치적 갈증을 거리로 이끌어낸 '영리더'.

21일 종로구 녹색당 당사에서 만난 신지예 공동운영위원장은 '영리더'로 뽑힌 소감을 묻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저는 누가 뽑은건가요? 영리더는 어떤 의미인가요?" 이어 그는 차분히 질문의 의도를 설명했다. "전 단순히 어리다는 뜻의 '영'과 무엇을 이끌거나 명령하는 '리더'가 아닌, 새로운 메시지를 던지는 사람이고 싶어요."

기존의 단어와 위계에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 신지예는 '정치'라는 영역에서 자신을 그렇게 표현했다. 1990년생. 지난해 서울시장선거 후보 당시 28살이었다. 젊고 어린 여성 후보는 화제였다. 유권자와 눈을 똑바로 마주치는 듯한 선거 포스터는 '건방져보인다'는 이유로 찢기거나 훼손당하기도 했다. 신 씨는 "우리 사회는 젊은이들의 도전을 '패기'와 '참신함' 정도로만 받아들인다.

그리고 거기까지만이다. 기존의 권력이나 질서에 대항하지 않으면서 착하고, 똑똑하고, 순응적인 청년만을 원한다"고 말했다.

신 씨는 "촛불혁명은 대한민국 역사의 큰 분수령이다. 기존의 권력을 뒤흔들었고 정치와 리더에 대한 상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제 정치인도 '파워엘리트'가 아니다. 연륜과 경험을 토대로 누군가를 통솔하는 리더십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대신 정치도 개인들의 결핍이나 관심사를 다양하게 대변할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에 가까워야 한다고 표현했다.

그가 뚜벅뚜벅 걷고 있는 정치인의 길 끝은 어디에 맞닿아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30년 후 어떤 정치인이 돼 있을것 같냐는 질문에 신 씨는 두 번째로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정치를 하다뇨. 저도 고인물이 될걸요. 정치는 젊은 사람들이 해야 해요. 어떤 일이든 뛰쳐 나가고 만나고 듣고 때로 싸워야하거든요. 30년은 너무 멀고, 길고, 늙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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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기자

머니투데이 티타임즈 이재원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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